셀린느, 톰브라운 직진출...분주해진 패션회사

조한송 기자 2023. 5. 1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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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패션 회사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지난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여파로 역성장 우려가 많았지만 올해도 고가 의류가 인기를 끌면서 삼성물산 패션 부문, 한섬 등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직진출을 선언한 '셀린느'로 매출 공백이 발생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는 쓴맛을 봤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해진 패션 회사들이 신규 수입 브랜드를 발굴하고 마케팅 강화에 나서는 등 분주해졌다.
패션회사 실적 가른 수입 브랜드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주요 패션 회사 내에서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다. 올해 1분기 매출 5260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을 냈다. 각각 전년 대비 11%, 35.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깜짝 실적을 낸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핵심 역할을 한 것은 단연 '신명품'이었다. 독점 수입 브랜드인 아미·메종키츠네·톰브라운·르메르 등이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캐주얼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자체 브랜드인 빈폴을 비롯한 남성복 등도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한섬의 1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한 4059억원을 기록했다. 타임, 마인, 시스템 등 고가의 자체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며 실적을 뒷받침해 준 결과다. 반면 영업이익은 8.2% 감소한 543억원에 그쳤다. 자체 브랜드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지난해 수입 브랜드를 연이어 런칭한 결과 마케팅 비용과 출점 비용 등이 발생해서다. 한섬은 지난해 아워레가시, 가브리엘라허스트, 베로니카비어드, 토템 등을 신규 론칭하고 유통망을 확대해왔다. 자체 브랜드를 통해 번 돈을 수입 브랜드 발굴 및 육성에 재투자한 셈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셋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었다. 영업이익도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했다. 수입 패션 브랜드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가량 줄어든 영향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고가 수입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액 비중은 60% 수준으로 업종 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전개 중인 수입 브랜드가 타사 대비 많다. 그중에서도 효자 브랜드 중 하나였던 '셀린느'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다. 증권가에서는 수입 패션 부문 내 셀린느의 매출 비중을 30%가량으로 추정한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관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며 쇼윈도를 살펴보고 있다. 2023.4.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놓으니 떠나도 놓지 못하는 '신명품'
국내 주요 패션기업의 해외 수입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30~ 60%가량을 차지한다. 이런 높은 의존도는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서 직진출하게 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삼성물산도 매출 수백억원대 효자 노릇을 했던 수입 브랜드 '톰브라운'와 결별한다. 다음달 말 유통 계약이 종료되면 톰브라운은 국내에서 직진출을 하게 된다.

다만 삼성물산은 톰브라운과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셀린느와 같은 매출 부진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오는 7월부터 톰브라운의 상품 발주부터 유통 전략, 매장 및 인력 운영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데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는 까닭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오는 7월 이후에도 삼성물산이 톰 브라운의 옷을 팔지만 기존에 발생하던 매장 관리나 마케팅, 투자 비용은 톰브라운 코리아에서 부담한다"며 "톰브라운 직진출에 따른 재무적 영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회사들이 직진출 위험에도 불구하고 수입 브랜드 발굴에 열중해 온 까닭은 브랜드 수명주기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잘 관리해 두면 트렌드에 맞게 각 브랜드의 전성기 실적을 누릴 수 있어서다. 또 수입 브랜드 대비 마진이 높은 자체 브랜드를 전개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주요 수입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 자체 브랜드까지도 포함해 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와 매장 운영 관련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삼성물산이 톰브라운과 관계를 계속 이어가는 배경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만 수입 패션에서 4개 이상, 화장품에서 3개 이상의 신규 수입 브랜드를 론칭하며 해외 패션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중 첫 번째 브랜드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꾸레쥬(Courreges)가 낙점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꾸레쥬 와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꾸레쥬의 국내 첫 정식 매장을 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당장 이들 수입 브랜드가 실적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하겠으나 향후 기존 브랜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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