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될 전설의 공연…70대 조용필 절창에 3만5천 팬 매료[종합]

김현식 2023. 5. 1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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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주경기장서 8번째 단독 공연 개최
신곡 4곡 포함 25곡…히트곡 향연
관객에 응원봉 무료 지급 '통 큰' 면모
주경기장 리모델링 전 마지막 공연 의미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왕’ 수식어를 지닌 가요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 전설로 기억될 성대한 공연을 펼쳤다. 1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이하 잠실 주경기장)에서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를 개최한 가수 조용필 얘기다.

조용필이 2018년 데뷔 50주년 콘서트를 펼친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인 잠실 주경기장에서 진행하는 콘서트로 주목받은 공연이다. 잠실 주경기장이 리모델링에 돌입하기 전 마지막 콘서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조용필은 2003년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로 잠실 주경기장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이날까지 총 8차례 잠심벌을 달궜다.

앞서 조용필은 지난해 11월 26~27일, 12월 3~4일 총 4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 ‘2022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를 열고 총 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다. 이날도 열기가 뜨거웠다.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약 3만 5000명의 관객이 자리해 조용필의 여전한 영향력과 인기를 실감케했다.

공연장에는 ‘불어오는 바람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굳이 묻지 않아도 이름만으로 존재의 의미가 되는 그, 우리 곁에 조용필’, ‘대한민국 No.1 한국 대중음악의 중심! 지치지 않는 영원한 신화, 조용필!!’ 등 애정이 듬뿍 담긴 문구가 담긴 응원 현수막이 내걸렸다. ‘땡큐!! 조용필’, ‘형~ 사랑해’, ‘오빠!’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객석에 자리한 관객도 눈에 띄었다. 이 가운데 조용필은 모든 관객에게 응원봉을 무료로 지급하며 ‘통 큰’ 면모와 남다른 팬 사랑을 동시에 드러냈다.

조용필은 “용필 오빠!”를 외치는 관객의 함성과 함께 무대에 등장했다. 오프닝곡으로 ‘미지의 세계’를 택한 조용필은 곡을 부르는 내내 하늘에 쉴 새 없이 폭죽을 쏘아 올리며 공연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야외 공연장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해 시작부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조용필은 ‘그대여’와 ‘못 찾겠다 꾀꼬리’까지 부른 뒤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그는 “제 나이 아시죠, 55살입니다(데뷔 이후 55년이 지났다는 의미)”라고 농담을 던지며 “저 아직 괜찮습니다”라고 말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1950년생인 조용필은 세는 나이로 올해 74살이다.

날씨도 조용필을 반겼다. 선선한 봄바람이 불어 야외 공연을 즐기기에 딱이었다. 원래 조용필의 잠실 주경기장 공연은 비와 인연이 깊다. 2003년과 2005년에도 비가 왔고, 꼭 5년 전인 2018년 5월 13일 공연 때도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를 언급하며 그는 “공연 때마다 항상 비가 왔는데 오늘은 괜찮다고 한다”고 미소 지은 뒤 “오늘 저와 같이 노래하고 춤도 추며 마음껏 즐깁시다”라고 말했다.

이후 조용필은 열정적으로 공연을 이어나갔다. ‘창밖의 여자’, ‘비련’, ‘친구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서울 서울 서울’, ‘단발머리’, ‘꿈’,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등 데뷔 이후 55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주옥 같은 히트곡이 연이어 울려퍼지자 관객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찰나’, ‘세렝게티처럼’,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라’ 등 새 정규 앨범 선공개으로 최근 공개한 신곡 무대도 접할 수 있었다. ‘세렝게티처럼’ 무대 땐 눈 모양을 형상화한 듯한 대형 스크린에 광활한 우주와 드넓은 벌판을 담은 영상을 띄워 곡의 웅장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필링 오브 유’를 부를 땐 해치를 닮은 신비로운 동물과 함께 환상 속 세계에서 뛰노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감각적인 애니메이션 영상을 공개해 눈을 즐겁게 했다. 조용필은 다른 곡들을 부를 때도 곡의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영상과 레이저·불꽃 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조용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기 전 “이 곡을 하도 안 부르니 이젠 항의를 하시더라. 그래서 셋리스트에 넣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잊혀진 사랑’에 대해선 “이 노래는 사실 여러분들의 곡이다. 저는 TV에 나와서 단 한 번도 이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는데 알려졌다”며 미소 지었다. ‘서울 서울 서울’에 대해선 “1988년 올림픽전야제에 참여하며 잠실 주경기장에서 처음 노래했을 때 부른 곡”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이날 조용필이 120여분 동안 선보인 곡은 총 23곡. 앵콜곡으로 부른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바운스’(Bounce)까지 포함하면 곡 수가 25곡으로 늘어난다. 앵콜 전 마지막 곡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기 전엔 ‘워우~!’를 힘차게 외치며 넘치는 에너지를 자랑했다. 그의 외침에 모든 관객은 일제히 일어나 마지막까지 서서 공연을 즐겼다. “더 하고 싶은데 벌써 끝났다”고 아쉬워한 조용필은 두 팔을 높이 들고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7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절창을 뽐내며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조용필은 오는 27일 대구 스타디움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한 번 더 진행한다.

▲다음은 공연 셋리스트

미지의 세계

그대여

못찾겠다 꾀꼬리

세렝게티처럼

어제 오늘 그리고

자존심

바람의 노래

찰나

창밖의 여자

비련

친구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잊혀진 사랑

서울 서울 서울

Feeling Of You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태양의 눈

나는 너 좋아

판도라의 상자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킬리만자로의 표범

Bounce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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