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부동산' 다 판다는 한전…침체기에 가능할까[세쓸통]
기사내용 요약
한전 낙찰률 31.5%→20.4%←12.5%
낙찰가율 300%대부터 10번 유찰까지
'제안 공모형 매각' 등 처분법 고민 필요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한국전력공사 영업손실이 1분기에도 계속되면서 적자가 최악인 38조원까지 불어났습니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을 호소하며 대국민 이해를 촉구하는 동시에, 한전 스스로도 뼈를 깎는 경영혁신을 이루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4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를 열고 오는 2026년까지 총 25조원이 넘는 재무개선을 추진한다고 발표합니다. 앞서 수립했던 20조1000억원에 추가로 25조원 이상을 더한, 총 45조이 넘는 규모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죠.
'매각가능한 모든 부동산 매각한다'는데…시장은?
실제로 한전은 "매각대상 44개소(전력그룹사 포함) 외에도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 하에 부동산 처분을 추진한다"고 밝혔죠. 그 일환으로 수도권 대표 자산인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매각,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 위치한 '한전아트센터' 등은 임대를 놓고요. 이 밖에 추가 임대자산을 지속 발굴키로 합니다.
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한전의 목표대로 부동산을 매각만 하면 적자 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까요. 하필 현재 부동산 침체기와 맞물렸기 때문이죠. 기준금리가 연이어 인상되고 대출규제 강화까지 더해져 부동산 수요가 크게 줄었거든요.
경·공매 시장 침체…2021년5월부터 '낙찰률' 뚝
그래서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는 경매 시장 통계를 대신 살펴봤습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경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낙찰률(경매 물건 중 실제 낙찰비율)은 39.7%로 지난해 5월(42.9%)대비 약 3.1%포인트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된 가격 비율)은 94.3%에서 19.3%포인트 떨어졌죠. 아파트에 한정해 산출한 자료지만, 경매 시장에서 약 1년 동안 수요 감소로 감정가 대비 점점 낮은 가격에 팔리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한전 매물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캠코가 운영하는 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올라온 지난 1월1일부터 지난 9일까지 약 5개월 동안 한전이 매각을 진행한 물건은 총 72건입니다. 이중 약 12.5%에 해당하는 9건만 낙찰, 나머지는 유찰·취소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0건 중 41건(31.5%)이 낙찰된 것과 비교하면 수요가 반토막도 안 되는 셈이죠.
지난해 하반기로 갈수록 이 같은 분위기는 더 심화합니다. 지난 8월1일부터 12월말까지 약 5개월 간 물건 88건 중 18건이 낙찰·유찰됐죠. 즉 지난해 초부터 5개월 단위로 31.5%에서 20.4%, 12.5%로 수요가 줄어든 것이 확인됩니다.
최대 3배에도 팔렸는데, 올해는…"매각방식 다각화 필요"
하지만 올해에는 매각된 매물 모두가 100%대 낙찰가율에 그칩니다. 최고 낙찰가율은 154.89%인 전남 함평군의 단독주택입니다. 몇년 째 유찰된 매물도 눈에 띕니다. 경북 경주시에 있는 대구본부 경주지사 안강서비스센터 업무시설은 2021년 나온 이래 현재까지 10차례 유찰됐죠.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출규제와 금리에 대한 부담은 이전보다 완화됐지만 여전히 수요가 얼어붙은 상태"라며 "올해에도 경공매 시장을 포함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죠. 즉 한전이 부동산을 팔아 적자 개선하려면 제 값 받아 제 때 팔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난해 한전은 의정부변전소 부지를 최초로 '제안 공모형 매각' 방식을 도입, 감정가의 3배인 2945억원에 매각한 바 있습니다. 급할 수록 신중해야 합니다. 돈 되는 자산을 팔아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값 잘 받을 수 있는 그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할 때 아닐까요.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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