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이미 K-반도체가 있었다?” TV 속 추억으로 남은 사연 [김민지의 칩만사!]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반도체도 특산품이 될 수 있나요?”(2019년 SK하이닉스 광고 중 일부)
반도체도 TV 광고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년 연속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상까지 받았을 정도로 ‘광고 맛집’으로 불렸죠.
하지만 이제는 반도체 광고를 TV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B2B(기업간거래) 제품이라 그런 걸까요? 반도체가 TV에서 사라진 이유, 오늘 칩만사에서 알려드립니다.
국내 반도체 광고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옛 현대전자(現 SK하이닉스)의 현대반도체가 있습니다. 1990년대 중후반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기술 강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현대반도체 광고 속 64M D램은 최첨단 제품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제품명과 함께 ‘KOREA’를 강조하는 광고는 한국이 반도체 종주국으로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것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지금보면 세기말 감성이 가득한 TV 광고지만, 한국 반도체 역사에서는 꽤 중요한 영상입니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해당 광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반도체 회사들은 어떤 광고를 하고 있을까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불과 2년 전까지 굉장히 다른 광고 전략을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SK하이닉스는 한때 ‘광고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습니다. 2018년 메모리 반도체를 의인화한 TV 광고 시리즈 ‘우주 편’과 ‘수출 편’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통합미디어 크리에이티브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현재 유튜브 영상 누적 조회수는 3044만회를 훌쩍 넘겼습니다.
2019년에도 “반도체도 특산품이 될 수 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담은 TV광고로 대한민국 광고대상 TV영상 부문 은상, 통합미디어 부문 동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역 배우로 유명해진 김강훈 군이 주연을 맡았죠. 유튜브 조회수만 3100만회가 넘었고, 덕분에 당시 SK하이닉스 유튜브 구독자도 13만여명에서 21만여명으로 급증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단 한번도 별도의 TV 광고를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1993년 전사 차원에서 ‘신(新)휴먼테크’라는 주제로 시리즈 광고를 선보인 것 중 하나로 반도체가 포함된 것이 유일합니다.
최근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공들이고 있는 건 뉴스룸 웹사이트와 SNS 채널입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구독자수는 최근 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화제가 됐던 역대 광고 뿐 아니라, 취업준비생 및 미래 인재를 위한 다양한 반도체 지식 콘텐츠를 업로드 중입니다. 고교생을 위한 ‘반도체-hy스쿨’, ‘미래 인재야 너도 반도체 전문가 될 수 있어!’ 등이 대표적입니다.
2020년 이후에는 기업 전체 홍보를 위한 브랜드 광고 보다는 구체적인 캠페인 또는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반적인 기업 PR 광고 보다는 세부적인 아젠다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광고 성격이 바뀌었다”며 “특히, 최근에는 영상 트렌드가 숏폼으로 변화하면서 유튜브 영상도 정규 광고 형태에서 숏폼으로 많이 업로드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채널 팔로워도 상당합니다. 5월 기준 12만5000여명에 달하는데, 이미지와 모션그래픽 중심으로 기술, 인재, 기업문화를 소재로 한 특색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도 유튜브 구독자수가 26만명이 넘습니다. 2012년 개설된 후 약 11년 동안 520개가 넘는 동영상이 업로드 됐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삼중생활’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들의 이중 생활’이라는 주제로, 독특한 취미나 특기를 가진 사내 직원의 일상을 다룬 브이로그 콘텐츠 입니다. 종이 비행기 세계 1등, 크로스핏 선수, 연극 배우, 클레이 아티스트, 성대모사의 달인 등 직장 밖에서 직원들의 끼를 다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평균 조회수가 24~27만에 달할 정도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반도체 분야를 최대한 친근감있게 전달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입사 지망생을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만의 복지 제도를 알려준다거나, 경계현 사장이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임직원 간담회 ‘위톡’을 요약해 업로드한다거나, 최신 반도체 뉴스를 최대한 쉽고 빠르게 알려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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