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부상에도 왜 안타왕 경쟁일까… 막 치는 타자? 이 선수는 특별한 것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SSG의 새 외국인 타자로 낙점된 기예르모 에레디아(32)는 외국인 선수치고는 크지 않은 체구를 가진 선수다. 오히려 국내 선수들보다도 왜소한 경향이 있다. 거포라기보다는, 공‧수‧주에서 고른 장점을 가진 툴 플레이어에 가깝다.
열심히 뛰고, 수비도 열심히 한다. 성실하고 에너지도 넘친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이것만 바라는 팀은 없다. 타격이 기본이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뛴 에레디아는 메이저리그에서 타격이 좋은 선수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7년 동안 메이저리그 통산 591경기에 나가 기록한 타율은 0.231이다. 그렇다고 볼넷을 많이 고르는 유형도 아니었고, 거포는 더더욱 아니었다. SSG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시한 이유다.
그러나 에레디아는 새 외국인 선수 중 누구보다도 더 짧은 적응기와 함께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13일까지 시즌 첫 33경기에서 타율 0.357, 3홈런, 27타점, 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01을 기록 중이다. 45개의 안타를 기록해 최다안타왕 경쟁에도 뛰어 들었다. 한창 타격감이 좋은 상황에서 가방을 들다 손목을 삐끗해 3경기에 결장한 ‘황당 부상’만 아니었어도, 리그 1위를 노릴 만한 위치였다. 지금도 1위까지 거리가 별로 멀지 않다.
유인구에 비교적 참을성이 좋고, 존으로 들어오는 공에 대한 콘택트가 괜찮다는 건 이미 데이터로 나와 있었다. 그러나 그것과 타율은 별개다. 공을 좋은 방향성과 빠른 타구 속도로 쳐야 안타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에레디아는 사실 평균 타구 속도가 특별하게 빠른 선수는 아니다. 안타 개수만큼 최상위권에 올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많은 안타가 만들어지고 있다.
비결은 여러 공을 여러 코스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스윙이 막 나오는 것 같지만, 이른바 방망이에 맞는 면적이 넓다. 정경배 SSG 퀄리티컨트롤 코치는 “에레디아는 맞는 면이 워낙 많다. 미국에서 뛸 당시의 영상을 보면서도 다들 그런 생각을 했다”고 했다. 맞는 면이 많고 다양하면 헛스윙이 될 것도 어쨌든 인플레이로 이어지고, 인플레이타구가 많아지면 헛스윙보다는 당연히 안타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에레디아의 타격 폼은 굉장히 특이하다. KBO리그에서는 저렇게 치는 타자가 많지 않다. 자세가 낮다. 배트가 낮은 위치에서 시작한다. 그 자세에서 스윙이 빠르게 나오니 공이 맞는 면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다들 그런 폼으로 칠 법한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따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 코치는 “그런 낮은 자세에서 공을 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한 뒤 “그런데 그걸 해내기 때문에 몸쪽의 먹힌 타구가 좌중간이나 우중간으로 날아가 안타가 된다”고 설명했다.
에레디아는 잘 맞은 타구를 외야수 키 너머로 보낼 수 있는 힘도 있지만, 안타 중 일부는 외야수 앞에 뚝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였다. 다른 선수들이었다면 먹힌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파울이 되는데 에레디아는 어쨌든 맞는 면적이 넓으니 이것을 콘택트하고 임팩트를 줘 내야 바깥으로 보내는 재주가 있다. 올해 에레디아의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은 0.400으로 높은 편인데 이런 타격 스타일과 어느 정도 연관을 갖는다.
초반에 그런 안타가 만들어지며 고비를 넘겼고, 기본적으로 전광판에 찍히는 타율이 높아지다 보니 선수가 안정감을 찾아 더 좋은 타격을 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5월부터는 장타율도 좋아졌고, 득점권 상황에서는 더 자신 있고 날카롭게 방망이가 돌아간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에레디아의 4월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33.8㎞였고, 이른바 하드히트로 부를 수 있는 155㎞ 이상의 타구 비율은 23.5%였다. 하지만 5월에는 평균 타구 속도가 무려 149.4㎞로 껑충 뛰었고, 155㎞ 이상 타구 비율도 47.6%에 이른다. 맞는 면이 좋고 자신 있게 스윙이 나가니 변화구에 대한 콘택트 비율도 높아졌다. 좌완, 우완도 가리지 않는다. 슬럼프가 없는 선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에레디아가 꾸준하게 안타를 만들어낼 가능성에 베팅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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