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韓극장 살린 '가오갤3', 이유 있는 독주…원인은? [TF초점]
9일 만에 200만 관객 돌파…올해 개봉작 중 최단 기록
서사 완성도·최초 내한 등으로 대중적 친근함 높여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가오갤3'(감독 제임스 건)은 전날 8만6994명의 관객을 동원해 개봉 직후 이어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201만4182명이며 '스즈메의 문단속'(532만 명), '더 퍼스트 슬램덩크'(462만 명)에 이어 올해 개봉한 영화 중 3위에 올랐다.
'가오갤3'에 이은 일일 박스오피스 순위에는 전날 1만3543명을 모은 미국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누적 182만 명), 같은 날 1만3060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병헌 감독 영화 '드림'(누적 97만 명) 등이 포진돼 있다. 모두 '가오갤3'의 일일 관객 동원력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가오갤3'는 2014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7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2'에 이은 마블 '가오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가모라(조 샐다나 분)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크리스 프랫 분)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와 힘을 모아 마지막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오갤3'이 200만 관객 돌파하기까지 걸린 9일은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단기간 200만 돌파 기록이다. 특히 '아이언맨3'(900만 명) '어벤져스'(1397만 명) '스파이더맨 : 노 웨이홈'(755만 명)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강세를 보인 마블 영화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174만 명) '이터널스'(305만 명) '토르: 러브 앤 썬더'(271만 명)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155만 명) 등 최근 부진을 완벽히 씻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가오갤3'의 인기 배경으로는 기존 '가오갤' 팬들은 물론 트릴로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서사의 완성도로 꼽힌다. 괴짜들이 우주의 평화를 지켜낸다는 단순한 설정이지만 '가오갤' 시리즈 특유의 유쾌함을 살리면서도 멤버 로켓의 눈물 쏙 빼는 과거사, 멤버 전원의 개성 넘치는 성장기가 추억을 건드리는 올드팝과 함께 그려지면서 벌써 장기 흥행을 전망하고 있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극장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도 '가오갤3'의 흥행의 주목도를 높인다. 실제로 '가오갤3'가 개봉한 3일부터 국내 극장가는 영화 시작 전까지 '팝콘줄'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붐비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일부 영화 팬들과 상영관업계의 볼멘소리도 다소 사그라든 모양새다. 이들은 올해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는 등 팬데믹 여파가 해소되면서 극장가도 활기가 불 것으로 기대했으나, OTT나 유튜브 등 멀티 플랫폼의 발달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면 극장 개봉작의 경쟁력이 예년 같지못하다고 평가하거나 받은 바 있다. 또 극장가 침체 원인을 코로나19 기간 가파르게 오른 영화표 값에서 찾기도 했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국내 극장가는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2020년 매출 규모가 전년보다 1조 원 넘게 감소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영화표 값을 올려야 했다. 그러나 2022년 거리 두기 해제 후 '범죄도시2'를 비롯한 흥행작이 연이어 나왔고, 다시 매출을 회복했음에도 또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오른 영화표 값은 그대로인데 OTT 등에서 볼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관객들의 지갑을 여는 눈높이를 따라가기 어려운 것도 배제하기 어렵다. 강한 팬덤으로 흥행에 성공한 '슬램덩크' '스즈메' 사례나, 꺼져가던 마블 영화 흥행 불씨를 다시 살린 '가오갤3'처럼 콘텐츠의 질적 또는 마케팅적 노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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