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연봉 평균 1억331만원…그래도 "처우불만" 이유는?
직원들은 '기재부 승인' 구조개선 촉구…"법 고치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해 한국은행 직원 연봉이 1년 전보다 약 3% 오른 1억331만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반적인 공공기관 평균보다 절반가량 높은 수준이나 직원들은 처우 개선을 요구한다. 한은 인건비가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는 구조여서 사실상 금융 공공기관의 '바닥'을 요구받고 있고 실제 뚜껑을 열어보면 실질임금 인상률은 10년째 마이너스라는 주장이다.
14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상시 종업원에 대한 1인당 평균 보수 지급액은 1억33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평균 보수액이 1억34만2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인상률은 2.96% 수준이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의 1인당 평균 보수 7036만7000원(2022년 말 기준, 한은 제외)을 약 47% 웃돈다. 보수 수준이 비교적 낮은 기타공공기관을 제외하고 공기업(8302만7000원), 준정부기관(7144만9000원)과 견줘도 평균 연봉이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한은 직원들은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 왔다.
한은 노동조합이 지난달 3~13일 직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창용 총재 취임 1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총재 취임 후 급여 수준은 적정 수준으로 회복했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8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유희준 한은 노조 위원장은 "한은 경영층은 직원들에게 '한국 경제의 컨트롤 타워' 능력을 요구하지만 임금 수준은 금융 공기업 바닥을 강요한다"며 "중앙은행이라는 기관 특성 상 근속연수로 인한 평균의 함정에 빠져 젊은 직원들은 금융 공기업 평균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으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7곳의 정규직 평균 보수는 지난해 9335만2000원으로 한은보다 낮았다. 그러나 근속연수에서 한은(16.5년)이 금융 공공기관 7곳(13년)을 크게 앞질렀다.
근속연수가 비슷한 산업은행(1억1289만원)·기업은행(1억884만9000원)과 비교하면 한은의 임금 수준이 낮게 나타난다.
현재 한은의 인건비는 한은법에 따라 중앙정부(재정 당국)인 '기획재정부'가 결정한다. 기재부가 공공기관 가이드라인에 맞춰 임금 인상률을 통보하면 해당 범위에 맞춰 한은 노사가 협의해 임금 인상률을 정하게 된다.
이에 한은의 임금 인상률은 공무원보다 거의 매해 낮은 수준에서 결정돼 왔다. 한은의 임금 인상률은 2018년 1.6%, 2019년 0.8%, 2020년 2.7%, 2021년 0.7%, 2022년 1.2%로 매년 0~2%에 그쳤다.
여기에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실질임금 인상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지난해 평균 보수 상승률만 해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5.1%를 확연히 밑돈다. 이는 작년만 아니라 2021년, 2017~2019년, 2014~2015년 등에도 마찬가지였다.
직원들은 정부가 독립된 중앙은행의 인건비를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가 국제사회에서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고 지적한다.
한은을 이끄는 이창용 총재도 이런 지적에 일정 부분 공감을 표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취임에 앞서 의원 서면 질의에 "금융위기 후 한은의 임금 인상률은 연 평균 1.4%(2008~2021년)로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 2.0%를 상당 폭 밑돌고 있다"며 "금융위기 시 임금삭감, 금융위기 후 낮은 임금 인상률 적용 등으로 현재는 오히려 타기관, 민간기업 등에 비해 급여 수준이 낮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국회 업무보고에 참석해서는 "독립성을 중심으로 보면 한은이 급여성 경비를 기재부로부터 사전 승인받는 것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한은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하진 않았다. 이 총재는 "준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성을 보면 누군가는 한은을 감독해야 한다"며 "기재부가 아닐 경우 다른 (감독) 메커니즘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직원들의 요구는 좀 더 본질적이다.
현재 급여성 경비를 뺀 다른 예산은 모두 한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승인을 거치고 있다. 이처럼 인건비도 금통위 승인을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금통위원은 한은만 아니라 중앙정부, 금융당국, 재계, 은행권 등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중앙은행 급여에 대한 견제·감독을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오로지 처우 개선을 위한 한은법 개정 동력은 정치권에서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한은 내에서도 존재한다.
한은 관계자는 "조직 편의 제고라는 목적 위주로 법률 개정을 추진하면 정당성이 없을 뿐 아니라 대외적 공감도 받지 못할 것"이라며 "한은법 개정은 지급결제 목적, 디지털화폐(CBDC) 등 주요 이슈를 종합 고려한 뒤 신중히 추진할 문제"라고 말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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