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0% 떨어지자…개미 "삼성전자 말고 롯데지주 사야 돈 번다"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윤현주 2023. 5.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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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대비 30% 하락한 롯데지주
자회사 성장할수록 몸값 높아져
사측 “전기차 등 신사업 가속페달”
삼성證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
목표주가 4만2000원 제시
Getty Images Bank.

지난 주말 삼성전자우 기사를 썼다. 재테크족이 즐겨 찾는 사이트 ‘한경 코리아마켓’엔 이런 댓글이 달렸다. “주식은 무조건 싼 걸 사야 한다. 삼성전자 정리하고 저평가된 롯데지주 샀다. 바닥이라고 생각해서 과감하게 들어갔다”는 한국경제신문 회원 글이었다. 궁금증이 생겨났다. 국내 1위이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보다 투자 매력이 높은 종목을 샀다는 독자의 판단에 롯데지주를 알아봤다.

재테크족이 즐겨찾는 사이트 한경 코리아마켓에서 '삼성전자 팔고 롯데지주 샀다'고 주장한 한경 회원 글 캡처.

 8개월 만에 30% 떨어진 롯데지주

롯데지주의 12일 종가는 2만8250원. 연초 대비(1월 2일 종가 3만50원) 5.99% 하락했다. 시간을 약 8개월 전으로 돌려보면 지난해 9월 1일 장중 고가인 4만1650원 대비 32.17% 떨어졌다. ‘주가 바닥’이라는 그의 주장엔 설득력이 있었다.

롯데지주 주가 주봉 그래프

롯데지주는 어떤 회사일까. 롯데지주는 자체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지주회사로 자회사의 성장성과 수익성 제고,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을 관리한다. 또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사업 발굴 및 M&A(인수합병)를 추진하는 등 롯데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통상 지주사의 실적은 편입된 종속기업의 매출·영업이익 등의 영향을 받는다. 즉, 계열사가 성장해야 지주사도 몸값이 뛰는 것이다.

롯데지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4조1000억원(전년 대비 42% 증가), 영업이익은 4898억원(전년 대비 126% 증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들에게 주당 1500원의 연말 배당금을 지급했다. 시가 배당률은 4.6% 수준으로 202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인 2.3%의 두 배다. 삼성증권은 올해 매출 15조4090억원, 영업이익 5060억원을 전망했다.

롯데지주 제56기 주주총회에서 마련된 신사업 전시관을 주주들이 체험하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사측 “바이오·전기차 충전·메타버스·배터리 소재 사업 속도”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14일 롯데지주 관계자는 “그룹 자체적으로 바이오·전기차 충전·메타버스·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차 충전 제조 및 플랫폼 운영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롯데바이오로직스 수익이 인식돼 올해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식품·유통·관광 서비스 등 기존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신성장 동력을 묻는 질문엔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개의 테마를 주축으로 사업 가속페달을 밟겠다”고 답했다.

헬스&웰니스테마 대표 주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다. 롯데그룹 측은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인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다. 특히 생산시설뿐 아니라 경력 15년 이상의 핵심 인력을 포함한 BMS 임직원 99.2%를 승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BMS와의 바이오 의약품 CMO(위탁생산) 개발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매출처도 확보했다. 

전기차 충전은 롯데정보통신이 이끈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이브이시스(옛 중앙제어)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롯데그룹 오프라인 거점을 중심으로 주요 도심지 주차장에 급속·중급속 위주의 충전기를 1만3000기 이상 설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시러큐스 공장 전경. 롯데지주 제공

 삼성증권 “자회사 흑자 전환 시 로열티 수익 증가 기대”

메타버스는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칼리버스가 담당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여의도 규모의 가상공간 ‘롯데 메타버스’를 공개했다. 롯데면세점·롯데하이마트·세븐일레븐과 협력해 각종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버추얼 스토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롯데그룹 화학군은 롯데케미칼이 선봉장이다. 양극박과 동박, 전해액 유기용매 및 분리막 소재 등 2차전지 핵심소재 밸류 체인을 구축 중인데, 미국·유럽 등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소재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이 최대주주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8일 해외 업체와 2차전지용 동박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공시 내용을 살펴보면 10년 장기 계약(2023년 5월 5일~2033년 5월 4일)이며 금액은 상대 회사의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지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롯데케미칼 등 주요 자회사 흑자 전환 시 큰 폭의 로열티 수익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활발한 기업 인수로 계열사별 로열티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 롯데지주의 로열티 수익은 역대 최저인 83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롯데케미칼과 코리아세븐의 흑자 전환 땐 약 560억원의 로열티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목표주가는 4만2000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48.67%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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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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