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시대..."벼랑 끝에 선 가족들의 이야기"
[앵커]
내일(15일)은 가정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생각해보는 세계 가정의 날입니다.
초고령화 사회가 현실화하면서 가족들의 간병 노동과 돌봄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차정윤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소설은 치매를 앓던 엄마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고, 죽음을 은폐하며 시작됩니다.
작가는 삶의 막다른 길에 놓인 주인공의 절박한 선택을 수긍하게 하면서 스릴감 있게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몇 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간호하고 돌봄의 무게를 절감하면서 집필을 결심했습니다.
[문미순 / 소설가 : (남편이) 75일 정도 병원에 입원하면서 같은 질병으로 들어온 많은 사람들을 병실에서 보고 간병하고 간호하는 가족들 간병인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파격적인 제목의 이 책은 오랜 투병생활을 한 남편을 떠나 보내고, 자신마저 자식에게 짐이 될까 출가를 선언한 엄마와 딸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김유담 작가의 소설집은 엄마로서 딸로서 아내로서 돌봄 노동을 홀로 감내하는 각계각층 여성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내 몫이란 생각에 가족 옆을 지키고 있지만, 얄팍한 인내심과 마주한 뒤 죄책감에 시달리고, 잔혹한 현실에 절망하는 감정적 파고를 현실적으로 드러냅니다.
작가들은 경제적 형편에 따른 요양 양극화를 지적하며 고된 돌봄에 지쳐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인 살인과 폭력, 파산 등 사회적 문제 확대를 우려합니다.
[문미순 / 소설가 : 가족에게만 다 일임되는 간병이 계속 이어질 경우 가정이 무너지고 파탄이 되고, 나라 전체를 볼 때 너무 이렇게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3년.
가족 부양과 간호는 이미 큰 사회적 부담, 현실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YTN 차정윤입니다.
YTN 차정윤 (jycha@ytn.co.kr)
촬영기자 : 김정원·이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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