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하고 분기 배당… 주가 부양 팔 걷은 금융지주 회장
[편집자주]국내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연체율 상승,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 금융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자산을 크게 늘려 막대한 이자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상 최대 실적 전망에도 글로벌 은행 파산 사태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금융주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들은 연초부터 비행길에 오르며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여는 등 주가 부양에 분주한 모습이다.
① 신한·KB 리딩금융 경쟁 재점화… 역전 노리는 하나
② "연체율 파도 몰려올라" 4대 금융, 역대급 '방파제' 쌓는다
③ 자사주 매입하고 분기 배당… 주가 부양 팔 걷은 금융지주 회장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자사주를 소각하고 분기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친화 정책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 1분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순이익 4조8000억원을 거두는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실적 대비 금융주가 여전히 저평가 받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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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과 리딩뱅크 자리를 경쟁하는 신한금융 주가도 하락세다. 지난 10일 기준 신한금융 주가는 3만5550원으로 지난 5개월 사이에 1250원(3.51%)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880억원으로 KB금융(1조4976억원)과 1096억원(7.89%) 차이에 불과하지만 지난 9일 종가 기준 두 금융지주의 주가 차이는 1만3000원(28%)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시가총액은 17조9566억원으로 코스피 17위에서 19위로 내려왔다.
하나금융 주가는 4만2200원으로 연초보다 1400원(3.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우리금융 2019년 2월13일 지주 재출범으로 1만530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2022년 4월29일 1만6350원 최고점을 기록한 후 1년째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1만1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자사주 소각 방침을 밝히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이익잉여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유통주식 수 감소로 주당순이익 등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KB금융은 지난 2월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단행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15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했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로 재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1000억원을 소각했다.
4대 금융지주는 분기배당을 공식화했다. 주당 평균 배당금은 545원이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했다. 2005년 지주회사 설립 이후 첫 분기배당이다. 이를 위해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3월, 6월, 9월 말일을 기준일로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정관을 변경했다.
지난 2021년부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중간배당을 넘어 분기배당에 나섰고 올 1분기 주당 각각 510원, 525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했다.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오는 2분기 정관변경 후 분기배당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 2회 실시하던 배당을 연 4회로 늘리는 금융회사가 늘면서 기업이 주주환원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주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며 "배당총액이 전년도와 차이가 없다면 주주환원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배당가능이익을 알려주는 공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주가 부양에 팔을 걷고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섰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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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를 도입한다. 현금 배당 등 주주환원을 하기 위한 핵심 기반인 보통주 자본(CET1)이 줄어들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C ET1 비율이 줄어들면 금융사가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금융당국은 CET1 비율을 10.5%로 제시하고 있으며 통상 11%가 넘으면 인수합병(M&A)을 위한 재원 마련이 된 것으로 본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선 KB금융의 CTE1비율이 13.67%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 12.84% ▲신한금융 12.50% ▲우리금융 12.10%순으로 집계됐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금융지주에 CET13%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는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재부각될 경우 주가 반등 폭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주가 부진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경기·부동산 침체와 건전성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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