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파도 몰려올라" 4대 금융, 역대급 '방파제' 쌓는다
[편집자주]국내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연체율 상승,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 금융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자산을 크게 늘려 막대한 이자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상 최대 실적 전망에도 글로벌 은행 파산 사태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금융주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들은 연초부터 비행길에 오르며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여는 등 주가 부양에 분주한 모습이다.
① 신한·KB 리딩금융 경쟁 재점화… 역전 노리는 하나
② "연체율 파도 몰려올라" 4대 금융, 역대급 '방파제' 쌓는다
③ 자사주 매입하고 분기 배당… 주가 부양 팔 걷은 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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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 이후 예상되는 상환 불이행에 대비해 미리 쌓아놓는 자금을 의미한다. 비용으로 처리돼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순익이 줄어드는 구조지만 금융지주들이 수익성 하방 압력에도 대손충당금을 늘렸다는 건 그만큼 잠재 부실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수면 아래 잠들어 있는 잠재 부실 리스크가 터질 것이란 목소리가 커졌다. 금융당국은 2020년 4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의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를 결정했다. 대출 만기는 최대 3년, 원리금 상환은 최대 1년 미룰 수 있도록 했다.
당초 6개월만 시행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지금까지 5차례 연장됐다. 조치가 종료되는 오는 9월을 기점으로 3년 동안 미뤄졌던 '코로나 청구서'가 밀려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연체율은 오르기 시작했다. 올 1분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각각 지난해 4분기 0.22%에서 올해 1분기 0.28%로 0.06%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0.2%에서 0.03%포인트 오른 0.2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연체율은 0.16%에서 0.2%로 올랐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연체율도 일제히 오르며 4개 회사 모두 1%대 연체율을 기록하게 됐다.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올 1분기 1.19%, 하나카드는 1.14%였으며 신한카드는 1.37%, 우리카드는 1.35%로 집계됐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신용위험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2분기 국내은행 차주의 신용위험은 기업과 가계 모두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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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하면 부동산PF가 금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각 지주들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충당금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최철수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PF에 대해서 개별적인 충당금을 쌓는 건 아니고 일반적인 충당금 적립 기준에 의해서 적립하고 있다"며 "대주단 협약이나 정상화 연착륙 등에 맞춰서 사정이 더 안 좋아지면 추가 충당금은 더 적립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동권 신한금융 부사장(CRO)은 "연체 증가 추세가 지속하고 있고 부동산PF 리스크도 하반기에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며 "충당금을 조금 더 보수적으로 쌓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지주들이 대응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충당금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연체율 상승이 가시화된 만큼 코로나19 금융 조치 이후 하반기 대응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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