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뺨칠 반중’ 이 나라...13년래 최악 경제성장에도 미래 밝은이유는 [한중일 톺아보기]
하지만 ‘왜 베트남 시장인가’의 저자 유영국 작가는 오히려 지금이 투자하기엔 더 적기라고 주장합니다. 아모레퍼시픽과 나이스그룹 베트남 법인장을 거쳐 개인사업을 하며 12년째 현지 거주중인 그는 사실 지난 2010년대 내내 베트남 시장을 회의적으로 바라봤었니다. 한국에게 ‘낯선듯 익숙한 나라’ 베트남의 미래가 결국엔 긍정적일 것이라는 그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발췌.
또 다른 징후가 최근 베트남 정부가 전당포 같은 저소득층을 상대로 하는 사채업자들을 급습 했어요. 경기 침체로 채무 상환이 잘 안 되다 보니 사채업자들이 살해 협박 같은 인권유린을 하는 경우가 늘자 개입한 겁니다.
하지만 OECD가 베트남의 1분기 경제 실적을 보고도 올해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요. 또 최근 30%이상 급락한 베트남 부동산에 호주, 유럽 자본들이 들어오고 있어요.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하면 지금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한국 같은 경우는 그동안 30년간 베트남에 투자 해왔는데 계속 고속성장을 하다 지금 예전보다 적게 발전하니 좀 더 걱정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 베트남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어느나라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베트남도 예전에 그랬듯 이 위기를 잘 이겨낼 거라고 봅니다.
베트남의 경우 1975년에 미국과의 전쟁이 끝났습니다. 주요 소비층인 1970~80년대 베이비 부머들은 전쟁 직후 세대라 돈을 함부로 쓰지 않았어요. 이들은 또 형제가 8명,10명이에요. 부족한 물자에 형제도 많다보니 아끼고 나눠 써야 했죠. 또 베트남 사람들이 교육열이 높다보니 소득의 30% 이상을 자녀교육에 쓰거든요. 그러다보니 베이비부머들이 주 소비층일때 베트남 소비시장은 크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 베이비부머들의 자녀인 90년대에서 00년생들이 지금 매년 100만에서 120만명씩 성인이 됩니다. 성인이 된다는 건 소비력이 커진다는 거고, 이들은 인생을 즐겨도 되는 상대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서 부모세대와는 매우 다른 소비성향을 갖고 있어요. 때문에 2020년대 베트남 시장이 괜찮아진다고 하는 겁니다.
비록 코로나가 터지면서 3년 정도 늦어지긴 했지만 한편으로 코로나 때문에 베트남 시장이 더욱 각광 받게 됐다고 봅니다. 왜냐면 코로나 이후 중국으로의 공급망 집중이 리스크가 크다는 걸 절감한 나라들이 공급망을 옮기면서 최대 수혜국이 됐으니까요.
해외 이민자들의 삶을 보면 그 민족의 미래를 점칠 수 있다고 하죠. 미국에 사는 베트남 교포들의 삶이 예전 한국인들과 꼭 닮았습니다. 세탁소, 슈퍼마켓에서 일 하면서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그 자녀들이 현지에서 좋은 직장을 갖고 주류 사회에 편입되면서 상하원의원이 되기도 해요.
또 요즘 눈에 띄는게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 성적이에요. 베트남 학생들이 한 15년 전부터 톱10 안에 꾸준히 들더니 최근에 4등, 5등 까지 올라왔고 어떨 땐 1등도 합니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해외 입상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역설적이지만 이것이 베트남이 빨리 성장하지 못한 것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화교 도움 없이 경제운영을 하다보니 쇼핑몰도 잘 없고 도로망 같은 인프라 구축하는데도 많이 늦었어요. 그래서 다른 동남아 국가들보다 시작이 늦은건데, 대신 어느 특정 세력에 자본이 독점돼 있진 않은거죠. 그래서 좀 더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푹 주석은 비리 스캔들이 워낙 커서 그랬던 거고 쫑 서기장이 시주석을 만난건 중국과의 긴장관계를 풀기 위해서였어요. 최근 7년 동안 베트남이 중국을 견제한다는 공동 목표하에 미국과 급격히 가까워졌습니다. 남중국해 갈등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월남전때 격전지였던 다낭 해군기지에도 미국 항공모함 입항을 허락했죠.
베트남의 역사는 한국처럼 수천년에 걸친 중국과의 투쟁으로 점철 돼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에 대한 반감이 국민들 사이 뼛속깊이 자리잡고 있어요. 예컨데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산 농수산물 이라고 하면 절대 먹지 않습니다. 그만큼 믿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베트남 전체 수출 1위인 중국과의 관계가 너무 안좋아지면 경제에 악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구체적으로 베트남이 중국에 수출하는 농산물 규모가 코로나 직전 연간 10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 그런데 2021년에는 49억 달러로 반토막 났어요. 그러다보니 정부차원에서 국민감정에 맞춰 대응하지 않고 적당히 관리 하는거죠. 친중이 아니라 실리 외교로 봐야 합니다.
A: 많은 분들이 중국하고 베트남을 동일시 합니다. 같은 공산권 국가고 국기도 닮았으니까요. 그런데 너무 다른 나라입니다.
일단 중국은 과거 오랫동안 주변국을 복속하려 했던 패권 국가였잖아요. 지금도 힘을 키우니까 그러고 있고요. 그런데 베트남은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주변 국가들과 연합관계를 잘 유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위치였고 그래야 한다는 걸 알아요. 공산권인데 종교의 자유가 있고 인종간 갈등도 없고요.
부정부패 관련해선 지금 쫑 서기장이 12년간 강력하게 반부패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초 국가 주석과 부총리가 낙마한 것이고 공산당원과 군간부 3천명 정도가 숙청됐습니다.
물론 여전히 많이 부족하죠. 하지만 한국도 197,80년대까지 공직사회 부정부패가 흔했고 외신들도 한국이 다 좋은데 부정부패 때문에 크게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선진국이 됐잖아요. 베트남의 부정부패도 신흥국가들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지 특별히 공산권 국가여서 많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신발, 섬유 사업 하시는 분들은 보통 베트남 포함 대여섯개 국가를 돌아보십니다. 그리고 종합적으로 그나마 베트남 만한 나라가 없다고 말씀하세요. 한 때 떠오른 곳이 미얀마였는데 지금 쿠데타로 향후 2,30년내에는 도저히 잘 될 수가 없게 됐어요.
그외에 우리에게 가능성 있는 곳은 북한인데 개혁개방을 한다면 되겠지만 언제할지, 과연 할런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베트남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향후 20~30년내 대체할 곳이 안보인다는 취지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회에선 ‘베트남서 한류의 위상과 베트남 부동산 투자시 유의점’에 대해 들어봅니다. 하단 기자페이지 ‘+구독’을 누르시면 쉽고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영상은 매일경제 월가월부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정유라, 9원씩 수십번 입금에 분노 “이젠 무섭다, 고소 검토” - 매일경제
- “일본여행 더 가겠네”…돌연 급락한 항공권, 왕복에 단돈 10만원 - 매일경제
- 유서 남기고 사망한 30대 트로트 가수는 ‘해수’였다 - 매일경제
- “거대한 이빨 보자마자 직감했다”…고래 잡아 먹는 20m 괴생명체 - 매일경제
- 가맹점도 손절한 임창정...간판에서 ‘임창정’ 뗐다 - 매일경제
- “공무원들, 날 죽이고 싶을 걸유?”…‘예산시장 매직’ 백종원 무슨일이 - 매일경제
- ‘이것’ 한파에 국내 대기업 영업익 1년 새 절반 가까이 ‘뚝’ - 매일경제
- “이번 달엔 월급 좀 만지나”…뚝 떨어진 주택대출금리에 ‘휴’ - 매일경제
- “얼마나 청순하면 400만명이”…라방 한번에 10년치 월급 번 중국 女교사 - 매일경제
- ‘득점왕’ 조규성 돌아온다…21일 ‘전주성’에서 복귀 예고 “팬들에게 기대감 줄 것” [K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