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싼양" 메이드 인 차이나의 변신…무역적자 韓이 고민할 지점 [차이나는 중국]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런데 최근 '메이드 인 차이나'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 인민일보, 중국중앙(CC)TV 등 중국 관영언론이 중국의 주력 수출품목이 '의류·가구·가전'에서 '전기차·리튬배터리·태양전지'로 바뀌었다고 보도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이른바 '신싼양(新三樣·새로운 3가지 품목)'이다. 특히 3가지 품목이 모두 친환경·저탄소 분야의 제품이라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전기차부터 살펴보자. 올해 1분기 중국 전기차 수출금액은 647억5000만위안(약 12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이 수출한 전기차는 38만2063대로 87.6% 늘었기 때문에 작년 대비 대당 단가도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중국은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54.4% 늘어난 311만대를 기록하며 독일(261만대)을 제치고 전 세계 2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전기차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며 자동차 수출을 견인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기차 수출량도 전년 동기 대비 110% 급증한 24만8000대를 기록하며 증가세가 지속됐다.
중국 1위 전기차업체 BYD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90% 급증한 3만9000대를 수출하며 지난해 하반기의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BYD는 지난해 태국에 첫 해외 공장을 짓기 시작한 데 이어 베트남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도 급증세다. 올해 1분기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금액은 작년 동기 대비 94.3% 늘어난 1097억9000만위안(약 20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BYD가 점유율 16.2%로 LG에너지솔루션(14.5%)을 제치고 글로벌 2위를 꿰차는 등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 업체들의 입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다.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지난 7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수산화리튬 수입금액은 21억6000만달러(약 2조8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0.3% 급증했다. 이중 중국산 수산화리튬 수입금액이 전체 수입규모의 84%인 18억2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에 달한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중국산 수산회리튬 수입금액은 약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중국이 배터리 완제품뿐 아니라 배터리 가치사슬에서 업스트림(상류)인 소재 산업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중국의 태양전지 수출금액은 901억4000만위안(약 17조1300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23.6% 증가했다.
앞서 언급한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은 각각 미국의 테슬라,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등 만만찮은 경쟁업체가 있지만, 태양광 산업은 사실상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의 88.2%, 웨이퍼의 97.2%, 셀(태양전지)의 85.9% 및 모듈의 78.7%를 차지했다. 소재 및 원재료 공급을 포함한 업스트림(폴리실리콘, 웨이퍼)뿐 아니라 미드스트림(태양전지, 모듈 생산)까지 공급사슬을 장악한 것이다.
그럼, 신싼양이 주로 수출되는 곳은 어디일까? 올해 1분기 중국은 전 세계 200여개 국가로 해당 품목을 수출했는데 이중 중국 5대 수출 시장인 유럽연합(88.7%), 미국(88.1%), 아세안(103.5%), 한국(121.7%) 및 영국(118.2%)으로의 수출 증가율이 대부분 100%에 육박하거나 초과했다. 재밌는 건 대(對)한국 수출 증가율이 121.7%로 가장 높았다는 사실이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누적 대중 무역적자가 78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점과 함께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대중 무역적자는 D램 가격 급락에 따른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급감 및 중간재 수출 감소와 더불어 대중 수입(전기차·리튬배터리·태양전지 등)은 늘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수산화리튬 수입도 급증했다.
수입원 다각화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중국의 산업경쟁력 향상으로 인한 수입 증가분은 인위적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같은 품질의 제품을 다른 국가에서 더 비싸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중국의 주력 수출 품목은 노동집약적인 의류, 가구에서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계속해서 변모하기 시작할 것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우리 역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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