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했던 KIA '물방망이' 잠실에는 깊은 탄식만 흘렀다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김용 2023. 5. 1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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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같은 연승 행진으로 조금 치고 나가나 했더니, 그 때는 어떻게 이겼냐는 듯 또 4연패다.

잠실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두 경기를 보면, 살아났던 KIA의 타선 사이클이 다시 바닥을 치고 있음이 여실히 증명됐다.

그렇다고 이날 구위와 로케이션 등이 KIA 타자들을 압도할만 하다고 볼 수 있었느냐, 솔직히 그건 아니었다.

그냥 KIA 타자들의 방망이가 너무 맥없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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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최형우와 소크라테스가 1대6 패배를 확정짓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5.12/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물방망이' KIA 타선에 팬들은 한숨만….

불같은 연승 행진으로 조금 치고 나가나 했더니, 그 때는 어떻게 이겼냐는 듯 또 4연패다. 승률 5할은 일찌감치 무너졌고,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스윕을 당할 위기다. KIA 타이거즈 얘기다.

KIA는 개막 후 무기력한 타선 악재를 이기지 못하고 꼴찌로 시즌을 출발했다. 하지만 4월 말 '깜짝' 5연승을 질주하며 중위권으로 뛰어올랐고, 기세등등했다.

하지만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대5로 완패했다. 화요일 '광현종' 맞대결에서 양현종의 호투 속에 승리하며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했지만, 이후 4경기를 내리 패했다.

잠실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두 경기를 보면, 살아났던 KIA의 타선 사이클이 다시 바닥을 치고 있음이 여실히 증명됐다. 이틀 연속 팀 6안타에 그쳤다. 몇 개 안되는 안타도 산발에 그쳤다.

13일 경기는 최형우 아니었으면 만원 관중 앞에서 대망신을 당할 뻔 했다. 6회 최형우의 1타점 2루타가 아니었다면 3루를 꽉 채운 KIA 관중들은 한 순간도 좋아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갈 뻔 했다.

김선빈의 안타에 이어 최형우의 적시타. 이날 경기 유일한 연속 안타이자 한 이닝 팀 멀티히트였다. 안타가 다 퍼져 나오니 점수를 낼 수가 없었다. 결국 찬스가 만들어져도 결정을 짓지 못한다는 의미다.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KIA 김종국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13/

그나마 4번 최형우까지 상위 타선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문제는 5번 타순부터 전혀 희망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는 황대인을 5번에 배치한 게 악수가 됐다. 3번째 타석까지 모두 주자를 두고 타격에 임했는데, 단 한 번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거기서 KIA 공격의 흐름이 뚝뚝 끊어졌다. 더욱 허무한 건 이미 승기가 두산쪽으로 기운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큰 의미 없는 안타를 때려냈다는 점이다.

두산의 선발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곽 빈의 대체 선발 최승용이었다. 대체 선발이라고는 하지만 개막부터 딜런의 공백을 메우며 선발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치기는 했다. 그렇다고 이날 구위와 로케이션 등이 KIA 타자들을 압도할만 하다고 볼 수 있었느냐, 솔직히 그건 아니었다. 그냥 KIA 타자들의 방망이가 너무 맥없이 돌아갔다.

5번부터 9번 타순까지 전체가 단 2안타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는 약 2시간30분 정도만에 종료됐다. KIA 공격이 얼마나 빨리 끝났으면 엄청난 투수전이 아님에도 경기가 조기 종료됐다.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KIA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13/

이날 잠실 일대는 교통 지옥이었다. 두 팀의 경기에 옆 잠실주경기장에서는 '가왕' 조용필의 콘서트까지 겹쳤다. 티켓 전쟁에 교통, 주차 전쟁까지 이겨내며 KIA를 응원하로 온 팬들 입장에서는 너무 허무한 하루가 됐을 것 같다. 경기 내내 깊은 탄식과 한숨 소리만 터져나왔다.

문제는 이렇게 팀 전체적으로 떨어진 타격 사이클은, 다시 살아나기에 시간이 한참 걸린다는 것이다. 14일 두산 선발 알칸타라의 공을 건드릴 수 있을지 걱정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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