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브루노 마스가 부르는 '하이프 보이', 법적 문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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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한 뒤 가공한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저작권 논쟁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AI가 기존 저작물을 학습용 데이터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2021년 1월 발의됐지만,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 목소리는) 기존에 있는 사람 목소리를 분석한 뒤 그대로 만들어낸다"면서 "이것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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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유명인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한 뒤 가공한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저작권 논쟁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로 걸그룹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를 부른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를 AI로 학습한 뒤 다른 커버 영상 음원과 합성했는데, 유튜브에 올라온 지 3주 만에 누적 조회 수 78만 회를 넘겼다.
업계에서는 무상공개 소프트웨어인 '디프싱어'(DiffSinger)를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프싱어는 음성 파형이 이미지로 이뤄졌다는 점에 착안해 이미지 생성에 쓰이는 인공지능 모델 '디퓨전'(Diffusion)을 음성 데이터에 적용한 소프트웨어다.
무작위 색상의 점 '노이즈'를 입력하고 점차 원하는 이미지에 가깝게 변화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정교하고 현실적인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반 모델을 따로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만 확보하면 큰돈 들이지 않고 사업화할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AI 목소리'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해외에서는 저작권 논쟁이 일고 있다.
최근 유명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와 힙합 스타 드레이크의 신곡으로 소개된 '허트 온 마이 슬리브'는 AI로 만든 가짜 노래로 밝혀졌다.
이에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은 틱톡,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이 곡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우리 아티스트의 음악을 이용한 생성형 AI 학습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유튜브에서도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원작자가 커버곡에 대한 수익 배분 권한 등을 가지고 있지만, 목소리에 대해선 별도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현행 미국 법에서 목소리 자체는 일반적으로 저작권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AI가 저작물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AI가 기존 저작물을 학습용 데이터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2021년 1월 발의됐지만,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이 법안이 상업적·영리적 목적의 이용에 대해서도 제한 없이 허용하는 규정이어서 저작권자의 권익을 지나치게 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르면 유명인의 성명·초상·음성·서명 등을 무단으로 사용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을 처할 수 있다.
또 무단사용으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손해배상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도 청구할 수 있다.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 목소리는) 기존에 있는 사람 목소리를 분석한 뒤 그대로 만들어낸다"면서 "이것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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