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부쩍 야윈 부모님, 건강 꼼꼼하게 챙기는 7가지 질문
술과 담배 멀리하고 정신건강 체크…숙면은 건강 지키는 지름길
(서울=뉴스1)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이 그리운 계절이다. 부쩍 야위고 기력이 쇠해진 부모님 모습을 보게 되면 마음이 편치 않다. 밥을 잘 먹고 잠은 잘 주무시는지 걱정이 앞선다. 자식이 걱정할까 봐 성치 않은 몸 상태를 숨기는 게 나이 든 부모의 마음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식들이 부모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노인들은 의심 증상이 여러 번 나타나도 '나이를 먹어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부모님 건강을 확인할 7가지 질문과 대답을 알아본다.
첫 번째 질문은 부모님이 삼시세끼를 잘 먹고 있느냐이다. 식사는 영양관리의 기초다. 식사 여부를 묻는 것은 부모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출발점이다. 나이가 들면 예전에 비해 식사량이 줄어든다. 소화능력이 떨어져 음식에서 영양소 흡수율이 떨어져서다. 치아 건강도 식사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어 영양 결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부쩍 식사량이 줄어든 부모님이 있다면, 왜 입맛이 없는지, 음식물을 씹거나 삼키는 게 어려운지 확인한다. 복용하는 약이 입맛에 영향을 미쳤는지 주치의와 상담한다. 변비도 체크할 항목이다. 변비 증상을 장시간 방치하면 소화불량과 함께 식욕이 감퇴한다.
두 번째 질문은 기억력이다. 노인들은 치매라는 말을 꺼려 한다. 치매 검사를 받는 것조차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자존감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에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 치매는 기억력 장애 외에 공간지각력, 계산능력, 판단능력 등을 점차 떨어뜨린다.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좋은 생활습관을 들여야 한다.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치료한다.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한다. 두뇌 활동과 신체운동은 꾸준히 한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치매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세 번째 질문은 부모님이 넘어진 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노인에게 낙상사고는 치명적이다. 신체적인 기능이 떨어지고 간병 부담도 발생한다. 외출이나 운동을 잘 안 하고, 집에만 있게 만들어 또 다른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 정신적으로는 불안이나 우울증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낙상사고를 당하면 대퇴골 근위부가 골절되고, 수술을 받게 된다. 회복하는데 약 6∼12개월이 걸린다. 골절 부위 통증으로 인해 누워만 있게 돼 욕창과 폐렴, 폐색전증, 근육 위축 등 전신적인 합병증을 얻는다.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도 문제다. 평소 균형감각을 높이고 근력을 키울 수 있도록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집에서 넘어지기 쉬운 환경은 미리 막아야 한다. 발에 걸리기 쉬운 전기 플러그나 기타 장애물은 걷는 데 방해되지 않는 곳으로 치워둔다. 집안 조명은 너무 어둡지 않게 항상 적당한 밝기로 유지한다.
네 번째 질문은 약을 잘 챙겨 먹는지다. 부모님이 약을 몇 가지나 복용하는지, 제시간에 잘 복용하는지, 중복해서 복용하지 않는지 질문한다. 정량을 복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복용 지침을 정확히 확인해 약봉지에 날짜를 적어놓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드린다. 당뇨약이나 고혈압약은 가장 단순하고 매일 복용하는 약임에도 불구하고, 복용을 잘못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있다. 어버이날에 부모님 댁을 방문한다면 약 상자부터 살펴보자. 복용하는 약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꾸준히 복용하도록 돕는다.
다섯 번째 질문은 술과 담배다. 노인일수록 '이제 와서 담배를 끊어서 뭐가 달라지느냐'라는 반응을 보인다. 담배는 혈액순환을 막는 주범이다. 자주 손발이 저리거나 오래 걸을 때 다리에 문제가 생기면 담배부터 끊는다. 술은 간 기능을 떨어트린다. 복용 중인 약은 모두 간에서 대사와 해독이 이뤄진다. 술을 자주 마시면 혈압약이나 당뇨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술은 사흘 동안만 끊어도 효과가 좋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술을 멀리해야 한다.
여섯 번째 질문은 슬프거나 우울한 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병원에서도 설명되지 않는 불면증이나 통증, 소화불량을 호소한다면, 노인성 우울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정신적인 문제는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상일에 관심이 없어진다. 집중력과 판단력도 떨어진다.
보름 이상 우울하다고 하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효과가 좋아지고 합병증도 예방한다. 충분한 잠을 자고 햇볕을 쬔다. 멀리서라도 자주 통화하고, 부모님 기분 상태를 파악한다. 노인성 우울증은 잘 호전되는 병이다. 곁에 있는 가족의 역할에 호전 속도가 좌우될 수 있다.
일곱 번째 질문은 평소에 잠을 잘 주무시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질 낮은 수면은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함을 호소하면, 수면의 질이 나쁘다는 신호다. 노인이 될수록 지나치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럴 때는 취침 및 기상 시간을 조절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깊은 밤에 할 일이 없어 일찍 자는 경우가 많지만, 이로 인해 일찍 깰 수밖에 없다. 자는 시간을 뒤로 조금만 늦춘다고 생각하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걸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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