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LB엔 오타니, KBO엔 페디…"스위퍼? 언제든 가르쳐줍니다"

권혁준 기자 2023. 5.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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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페디, 스위퍼 앞세워 리그 호령중…다승·ERA 1위
"월간 MVP 탈락 아쉬웠다…더 좋은 성적 내야"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가 자신의 주무기 스위퍼(sweeper) 그립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최근 KBO리그 투수들 사이 가장 핫한 구종은 '스위퍼'(sweeper)다.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으로 홈플레이트를 횡으로 크게 휩쓸고 지나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스위퍼의 '유행'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서 시작됐다. 올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한 그는 미국 대표팀의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우승을 확정짓는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는데, 이때 던진 공이 바로 스위퍼였다.

오타니는 빅리그에서도 스위퍼를 주무기로 활용하며 올해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KBO리그에서도 스위퍼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투수가 있다. 바로 NC 다이노스의 에이스 에릭 페디(30)다.

올해 처음 KBO리그에 발을 들여놓은 페디는 시속 140㎞ 후반대의 투심패스트볼과 더불어 스위퍼를 주무기 삼아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14일 현재까지 7경기에서 44이닝을 소화한 페디는 5승1패에 평균자책점 1.02의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다승은 아담 플럿코(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선두, 평균자책점은 단연 선두이며 이닝당 출루허용률(0.95), 피안타율(0.195) 등 세부 지표 역시 빼어나다.

페디 역시 새롭게 추가한 '스위퍼'가 잘 먹혀들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익힌 구종이다. 그동안 던지던 커브가 횡으로 휘는 성향이 강했는데 커터와 커브의 중간에 있는 스위퍼를 던지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더 수월해졌다"면서 "중요한 순간 스위퍼를 던져 아웃카운트를 올리거나 삼진을 잡은 경우가 많다"며 웃어보였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오타니의 스위퍼를 TV 중계화면으로 지켜봤던 국내 투수들은 페디의 그것을 실제로 지켜보며 감탄했다. 현재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인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조차 페디의 스위퍼를 본 뒤 "꼭 마구처럼 움직이더라. 다음에 만나면 어떻게 던지는 지 물어보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페디 역시 안우진의 '관심'을 전해들었다고. 그는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다면 내가 던지는 방법을 공유해주겠다. 안우진 뿐 아니라 어떤 선수라도 말해줄 수 있다"고 흔쾌히 말했다.

같은 팀도 아닌 타 팀의 에이스에게 '비법'을 전수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하지만 페디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 역시 다른 팀 소속이던 셸비 밀러(LA 다저스)에게 스위퍼 그립과 던지는 법 등을 배웠다"면서 "같은 야구선수로서 야구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서로 발전하면 야구라는 스포츠가 더 재미있어지고 경쟁력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타 팀 선수에게도 흔쾌히 알려줄 정도니, 팀 동료들에게는 더더욱 관대한 그다. 이미 팀 내 젊은 투수인 신민혁과 임정호 등에게 스위퍼를 전수해줬다고. 물론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익히는 것은 배운 이의 몫이다.

페디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대해 열정적인 동료들이 많다"면서 "팀 선수들은 항상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알려주고 있다. 투수에게는 구종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스위퍼를 주무기로 KBO리그를 '폭격' 중인 페디는 지난달 조금은 아쉬운 일도 있었다. 4월 월간 MVP 후보에 올랐는데 나균안(롯데)에 밀려 수상하지 못한 것.

사실 기록만 보면 월간 평균자책점이 0.47이던 페디가 받지 못한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페디 역시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가 다소 서운함을 느꼈다고.

NC 다이노스 페디. (NC 제공)

그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수상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웠다"면서도 "하지만 내 스스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동기부여가 됐다. 다음엔 더 잘 던져야겠다"며 웃었다.

다만 지난 9일 KT 위즈전에서 강백호, 앤서니 알포드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무피홈런' 기록과 0점대 평균자책점은 깨졌다.

페디는 "0점대 평균자책점은 9이닝 1실점을 해도 올라가는 미친 기록이기에 언젠간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홈런도 안 맞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경기를 계기로 초심을 잡고 더 많은 이닝을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미 올 시즌 KBO리그에서의 개인 목표도 설정해놨다. 페디는 "물론 팀의 승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욕심을 내보자면 이닝과 삼진, 평균자책점에서 1위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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