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대출 늘어나는데 연체율도 오른다..."문제는 하반기"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하락으로 중기 대출 잔액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연체율이 함께 오르고 있다. 올 하반기 중소기업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제외) 대출 잔액은 290조76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288조3377억원)보다 2조4300억원 증가했다.

중기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가폭도 1월 9334억원, 2월 1조2174억원, 3월 2조642억원, 4월 2조4300억원으로 확대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초저금리에 꾸준히 증가했으나 지난해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잠시 주춤했다 대출 잔액이 반등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기 대출 증가와 관련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상생금융 차원에서 대출금리 인하 흐름이 지속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올해 1~3월 취급한 중소기업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5.03~5.29%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에는 5.13~5.73%,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은 5.42~6.03%로 지난해말부터 하락 추세다. 부동산·동산을 담보로 잡는 중소기업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도 같은 기간 연 5.45~5.61%, 5.61~5.94%, 5.92~6.22%로 하락하고 있다.

대출 증가와 함께 연체율도 상승 추세다. 지난 2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0.52%로 1월말(0.44%)과 지난해 12월 말(0.36%)에 이어 3개월째 증가세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과 비교해선 0.10%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대기업 연체율이 0.14%p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2분기 이후 전망도 밝지 않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3150개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기전망 지수 SHBI(중소기업건강도지수)는 올 5월 기준 84.3으로 지난해 5월(87.6)에 비해서도 하락했다. SHBI가 100을 넘으면 다음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이하라면 반대다.

오는 9월에는 코로나19 대출 상환유예 조치도 종료된다. 정부와 금융권은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출 만기연장, 원금·이자 상환유예를 지원해왔다. 5대 은행이 이렇게 상환을 유예해준 대출잔액은 지난 4일 기준으로 34조8135억원이다. 현재 연체율에는 코로나19 관련 만기·이자유예 대출 잔액이 포함돼 있지 않아 향후 연체율이 더 오를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특히 지방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많아 하반기 연체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차원에서는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했고 기업들이 연착륙할 수 있게 가능한 지원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