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빚 갚아요"...벼랑 끝 내몰린 자영업자
"이자에 대출 원리금 상환까지 빚내서 빚 갚아"
자영업자 대출 잔액 천 조원 넘게 증가
[앵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이 무려 천조 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체율도 급증했는데, 오는 9월 원리금 상환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엄윤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코로나19 기간 썰렁했던 명동 거리가 모처럼 활기로 가득 찹니다.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심거리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보시는 것처럼 여전히 임대 문의 안내문이 걸린 텅 빈 가게는 이렇게 즐비한데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온기라고는 느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상흔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20년 넘게 장사해온 한 상인은 10억 원이 넘는 대출 걱정에 늘 한숨입니다.
[김창수 / 자영업자 : 이자가 오른 것에다가 원금 상환이 거기 포함돼 있어요. 이자만이라도 내면 조금 숨을 돌리겠는데, 많이 회복된 거는 사실인데…. 빚이 있다 보니까 그 빚 때문에 빚을 져야 해요.]
지난 3년 동안 버티고 또 버텼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대출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김인식 / 자영업자 : 또 버티기 위해서 대출도 받고 직원들도 써야 하고, 지출도 그만큼 늘어났거든요. 부동산 관련해서 월세 할인도 끝났고. 적어도 3년을 저희가 고생했으면 3년 정도는 유예를 해주셔야 하지 않을까….]
이처럼 생계 유지가 어려워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 문을 두드리며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의 대출 잔액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천 조원을 훌쩍 넘겼고, 연체율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소득 하위 30%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은 그사이 70%나 늘었는데, 이 가운데 금리가 높은 대신 문턱은 낮은 2금융권 대출이 급증했습니다.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이자나 원금 상환이 안 좋아지면서 디폴트 우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강제적으로라도 이런 리스크가 시장에 전이되지 않도록 좀 노력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현재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금융당국의 보다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촬영기자;이승주
그래픽;황현정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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