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구멍에도 '감세'… 정부의 '급한 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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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세수 펑크'를 우려하면서도 감세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민생 부담 완화, 기업 투자 촉진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올해 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있고 정부가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점에 비춰볼 때 내년에도 세수 여건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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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세수 펑크'를 우려하면서도 감세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민생 부담 완화, 기업 투자 촉진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계기로 제공했던 세제 혜택을 정상화하는 등 세수 확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고물가와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내년 4월 총선이 예정된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증세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누계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조원 적었다.
올해 연간 국세수입 목표 대비 실제 걷은 금액의 비율인 진도율은 3월까지 21.7%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지난해(28.1%)나 최근 5년 평균(26.4%)과 비교해 크게 낮다.
기재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연간 예상치 400조5000억원에 미달하는 세수 펑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재추계 작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1분기 국세수입 실적만 보고 재추계에 나선 것은 정부가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세수 부족이 심화하는데도 조세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다.
기재부는 당초 지난달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까지 연장했다. 세수 부족과 국제유가 안정세를 고려해 유류세 인하를 종료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정부는 연장을 선택했다. 기재부는 "서민경제 부담 완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6월 종료를 앞둔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도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5년 동안 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아온 소비자로선 개소세 인하 종료가 사실상 승용차 가격 인상으로 체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수 부족은 올해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올해 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있고 정부가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점에 비춰볼 때 내년에도 세수 여건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는 전기차 생산시설을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적용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기차 공장에 투자하는 대·중견기업은 투자액의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앞서 정부는 반도체 시설투자에도 동일한 세제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의 반도체·전기차 투자가 확대되는 만큼 정부가 내년에 거둘 소득세·법인세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전기차 생산시설 세액공제에 따른 세수 효과와 관련해 "실제 투자가 얼마나 어떻게 실행이 됐는지에 따라 결정될 부분"이라며 "규모가 얼마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3년 세제개편안'도 감세 기조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는 7월 말까지 경기가 급반등할 가능성이 낮은데다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미 국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소득세·법인세 등의 감면을 위한 법안이 다수 발의되고 있다.
다만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는데다 정부가 지난해 세제개편을 통해 법인세·소득세·종합부동산세를 일제히 낮춘 만큼 올해 세제개편의 감세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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