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로 버티는 경제" 세수 부족에도 '개소세 인하' 연장?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판매지점의 모습. 2022.1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내달 말 종료되는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의 연장 여부를 두고 고심이 깊다. 올해 들어 세수가 크게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인하를 종료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경기를 뒷받침하고 있는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게 부담이다. 자동차 구매 결정에 있어 세금 감면 혜택이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의 종료를 한 달여 앞두고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정부는 승용차 개소세를 5%에서 3.5%로 30% 인하해 100만원 한도에서 깎아주고 있다. 소비자는 △개소세 100만원 △교육세 30만원 △부가가치세 13만원 등 최대 143만원 세금을 감면받는다.

정부는 소비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내수 활성화의 일환으로 개소세 인하 조치를 5년째 이어왔다. 지난 2018년 7월 개소세 30% 인하를 시작으로 2020년 상반기 인하폭을 70%까지 확대했다. 같은 해 하반기 30%로 축소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6개월 단위로 연장됐다.

내달 말 개소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우선 세수를 걱정하는 쪽이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누계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조원 감소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동차 개소세 연장에 따른 세수 손실이 전체 국세수입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자산시장 위축 등 영향으로 법인세·소득세 등이 워낙 부진한 터라 '감세' 정책 유지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7월부터 개정 세법 시행령 등에 따라 자동차 개소세 감면폭이 커진다. 그동안 수입차는 수입 신고가격을 과표로 삼았지만 국산차는 유통·판매마진 등이 포함된 출고 판매가격이 과세표준이 됐다.

국산차에 개소세가 더 높게 매겨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정부는 과표를 판매가격이 아닌 추계하는 방식으로 바꿔 과표를 낮췄다. 판매가격에 기준 판매율을 곱해 판매가격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개소세 인하 폭이 그대로 연장될 경우 현행(143만원) 대비 163만~173만원의 인하 효과가 커진다. 세수 손실도 추가로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정부가 세수 측면만 고려해 개소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가 자동차 구매 등 내수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또 수출·투자 부진 등 경기 둔화 속에서 민간소비가 지탱하는 내수는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한다. 국내총생산(GDP)을 구하는 공식 'C(소비)+I(투자)+G(정부지출)+NX(순수출)'만 보더라도 소비는 성장률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요인이다.

아울러 1년을 앞둔 총선도 변수다. 세제는 민생 부담 등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이다. 가령 기재부는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도 인하폭 조정도 없이 그대로 8월 말까지 연장했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 개소세 인하 연장 여부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자동차 등 소비에 미치는 효과 등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