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주미 강 "무반주 연주 때 자유·행복 느껴"

조재현 기자 2023. 5.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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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2023 M 소나타 시리즈' 무대…바흐·이자이 무반주곡 연주
"바흐·이자이에게 헌정하는 느낌"
클라라 주미 강. (마포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개인적으로 무반주곡을 연주할 때 가장 자유롭고 거기에서 오는 행복이 큽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6)이 솔로 리사이틀로 관객과 만난다. 오는 16일 열리는 마포문화재단의 클래식 기획공연 'M 소나타 시리즈'를 통해서다. 2년 전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파르티타 전곡 투어에 나섰던 그가 이번에 바흐와 이자이의 무반주곡으로 돌아온다.

리사이틀을 앞두고 뉴스1과 서면으로 만난 주미 강은 "바흐와 이자이에게 헌정하는 느낌의 공연"이라고 말했다. 피아노 연주 없이 바이올린만으로 끌어가야 하는 무반주곡은 연주자의 기량과 해석이 그대로 드러난다. 체력적·정신적으로 부담이 크지만 연주자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주미 강은 무반주곡을 연주하며 '음악적 자유'를 느낀다고 했다.

"바이올리니스트는 무반주곡을 연주할 때를 제외하고는 보통 누군가와 함께 연주해야 하죠. 전 그런 점에서 항상 피아니스트가 부러웠어요. 무반주곡을 할 때는 음악적으로 아무 와도 타협하지 않고 제가 생각하는 작곡가, 그의 음악을 온전히 저 혼자 그려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자신감의 비결은 꾸준한 연습에서 나온다. 그는 "연습 과정은 늘 외롭고 고단해요. 거의 느리게 연주하는 연습, 음정 연습의 무한 반복이거든요. 하지만 그만큼 무대에서 보상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는 독일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음악가 가정에서 태어났다. 세 살 때 처음 바이올린을 접한 뒤 바이올린을 손에서 놓지 않은 주미 강은 무대에 섰을 때 비로소 쉼을 얻는다. 연주 일정이 없어 간혹 1~2주 집에서 머무르게 되더라도 집에서 처리할 업무에 집중하는 편이기 때문에 딱히 '휴식'이라고 부를 시간은 없다.

"이런 이유로 결국 '연주하는 순간이 내겐 휴식이다'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무대에 있을 때만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히 사랑하는 음악만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클라라 주미 강. (마포문화재단 제공)

주미 강은 이번 공연에서 '바이올린의 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 중 소나타 1번과 파르티타 2번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3·5·6번과 20세기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나탄 밀슈타인의 '파가니니아나'를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가 작곡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주미 강은 "이자이의 소나타 6개는 모두 1923년도에 작곡됐는데, 바흐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라며 "이번 공연에서는 이자이가 바흐의 작품으로부터 모티브를 딴 소나타 2번을 일부러 넣지 않고, 내가 느끼기에 오히려 바흐와 대비가 되는 곡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곡은 바흐의 무반주 작품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바이올린 무반주 곡들의 '완전한 순환'(full circle)이 그려진다고 해야 할까요? 이러한 의미로 결국 이번 솔로 리사이틀도 바흐에 중점을 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클라라 주미 강. (마포문화재단 제공)

주미 강은 흠잡을 데 없는 우아함과 균형감을 갖춘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줄리어드 음악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뮌헨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그는 2009년 서울국제콩쿠르와 2010년 인디애나폴리스·센다이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영국 BBC 프롬스 무대에 데뷔한 데 이어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인터무지카와 전속 계약을 맺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직 밝힐 수 없지만 음반 계획도 있다"고 귀띔했다. 주미 강은 바흐의 무반주 전곡을 녹음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차례 내비친 바 있다.

"올해 여러 나라에서 기대되는 공연들도 많고, 다양한 레퍼토리로 여러 악단과의 데뷔를 앞두고 있어요. 올해 한국을 자주 방문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오는 11월 정명훈 선생님의 지휘로 뮌헨 필하모닉과의 협연 공연이 있어요. 무척 기대가 됩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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