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샴페인'...172년 전 한국-프랑스 첫 만남의 기억
'역사 속 한국과 프랑스, 그 첫 만찬' 행사
막걸리와 샴페인, 첫 만찬 기념 '우정의 증표'
[앵커]
한국과 프랑스의 첫 만남이 무려 172년 전 이뤄졌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좌초한 배의 선원들을 귀환시키기 위해 프랑스 외교관이 조선을 찾은 1851년의 만남을 기념하는 행사가 파리에서 열렸습니다.
당시 양국 만찬에 올려졌던 술병도 공개돼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정지윤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고래잡이 배 '나발호'가 좌초돼 비금도에 머물게 된 프랑스 선원들,
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프랑스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조선을 찾은 샤를르 드 몽티니 중국 상하이 주재 영사.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나주 목사 김재경과 함께한 만찬 장면이, 한국 전통춤을 곁들인 공연을 통해 생동감 있게 재연됩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공식 관계 체결 35년 전인 1851년 5월 2일 역사적인 첫 만남·만찬 이후 172년간 이어온 관계를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최재철 / 주프랑스 한국 대사 : 지금까지 1851년 5월 2일 첫 만남은 현재 역사 속의 사실로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한국학을 연구하는 분들이 프랑스의 외교 사료와 과거 영국의 신문, 한국의 비변사 기록을 추적해서 하나의 사실로 밝혀낸 사항을 기념하기 위해서 오늘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첫 만찬에선, 두 나라를 대표하는 술인 막걸리와 샴페인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행사에선, 이처럼 우정의 증표가 돼준 막걸리와 샴페인을 나눠 마시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막걸리의 원재료와 함께 세 종류의 막걸리, 두 종류의 샴페인이 준비돼 즐겁게 잔을 기울입니다.
[피에르 에마뉘엘 후 / 파리7대학 부교수 : 우리도 오늘 마셨던 샴페인은 그때 당시 샴페인이랑 다른 지역 것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양국의 우정이잖아요. 오늘 양국의 우정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건 소중하게 전시된 막걸리병.
몽티니 영사가 첫 만찬 때 사용된 병을 가져와 프랑스 국립 도자기 박물관에 보관해 오다 이번에 공개한 겁니다.
[김현숙 / 파리8대학 예술학부 교수 : 공공 차원에서가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이런 역사적인 날이 있었다는 것에도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었고요. 그리고 이렇게 여기 있는 것처럼 막걸리 병을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시고 이 박물관에서 보존하고 보여주셨다는 거에도 굉장히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미아 / 한불문화예술교류협회 협회장 : 오늘 이 행사를 보면서 가슴이 너무 뿌듯했어요. 몇 세기를 넘어가면서 한국과 프랑스 간의 이 우정이 이어져 왔다는 것, 그리고 그 시작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술을 가지고 시작이 되었다는 것, 그런 걸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우연한 선박 난파로 인연을 맺고 오랜 시간 이어온 우정을 되새기는 자리엔 두 나라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크리스토프 아바드 / 프랑스 국방부 파리 최고 군지휘관 : 한국과 프랑스 양국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다고 믿습니다. 오늘 밤과 같은 행사와 교류, 즉 양국의 전통과 공동의 문화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한국과 프랑스의 우호적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합니다.]
[최재철 / 주프랑스 한국 대사 : 한국과 프랑스의 첫 만남은 아주 뜻깊은 만남이다, 그리고 서로가 어려울 때 도와주고 우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만남이었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172년 전 첫 만남의 기억을 간직한 막걸리와 샴페인의 조우.
2026년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양국 우호 관계의 의미와 미래를 짚어보는 뜻깊은 장이 됐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YTN 월드 정지윤입니다.
YTN 정지윤 (kwonjs10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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