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은 줄고 요금은 더 내요"...아르헨티나 동포들 '이중고'
전력난 해법으로 전기료 등 인상…시민 반발
한인 의류업체, 자가발전기 가동에도 전력난 심각
[앵커]
아르헨티나는 급격한 물가 상승에 심각한 전력난까지 겹쳤는데, 정부가 그 해법으로 전기료 등 공공요금을 올리면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대부분 의류 도매업 등에 종사하는 우리 동포들도 경제난에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되려 늘다 보니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덕주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지난달 말 시위대 수천 명이 거리로 나온 아르헨티나,
작은 횃불 등을 든 채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행진하면서 경제난에 항의하는 겁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월 기준 공식적인 물가 상승률이 102.5%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제난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에두아르도 벨리보니 / 시위 노동자 대표 : 우리는 사회개발부 장관을 만나고 싶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더 많은 실업, 더 많은 굶주림, 더 많은 비참함, 그리고 우리의 고정 수입을 파괴하는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데 장관은 우리와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이처럼 심각한 경제 위기에 고질적인 전력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낡은 전기 시설 때문에 전력난이 늘 심각한 데다, 3월부터는 처음으로 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정전 사태가 잇따랐습니다.
[김종국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땅 밑에 지나가는 전선은 25년, 30년 전 전선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까 전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전기가 끊어지고 수시로 전기가 끊어지고 보통 열흘, 어떤 경우는 심하게는 3주까지도 전기가 끊어지는데.]
전력난 해결책으로 아르헨티나 정부가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안을 시행하면서 오히려 시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브리엘라 카스티죠 / 아르헨티나 산타페 : 가정집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한 대씩 일반적인 전기를 써도 2월에는 8천 페소에서 3월에는 1만7천 페소로 약 2배 전기 요금 차이가 있습니다.]
[리카르도 하비에르 다네리 / 아르헨티나 산타페 : 제 월급은 100% 인상이 되지도 않았는데 공공요금은 그 정도로 올랐습니다. 전혀 대책이 없습니다. 계속해서 일 해나가면서 공공요금을 내야겠지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우리 동포 사회도 비상입니다.
주로 의류 도매업인 한인 업체 약 천6백여 개 모두 배터리형 소형 자가발전기를 가동하고는 있지만,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공공 전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발표된 공공요금 인상안은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경우 가정용은 소득에 따라 최대 90%까지, 상업용은 최대 31%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동포 대부분이 이 구간에 속합니다.
고물가로 매출은 줄어드는데 전기 요금 등 고정 비용은 계속 늘어나니 동포들의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김종국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모든 물가가 많이 상승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자기 쓰는 지출을 줄여요. 제일 먼저 장사, 모든 수입이 줄어드니까 지출을 줄이는 쪽을 선택하다 보니까 해마다 수익률이 20%, 20% 이렇게 차이 난다고 보심 돼요.]
동포 사회는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는 있지만 파산 업체까지 등장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1, 2년은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박한준 / 아르헨티나 상인연합회장 : 인터넷 온라인을 통해서 상권을 더 발달시킨다든지 아니면 지출을 줄이는 방법 중에 공동구매, 원재료를 공동구매하는 방법이라든지 한인 상인이 조금이나마 덜 타격을 받고 그럼으로써 저희 한인상회가 잘 견디고 이 위기를 벗어나서 새로운 기회를 갖길 저희는 원하고 있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110%로 예상하고 있어, 이중, 삼중의 경제난이 풀리기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YTN 월드 정덕주입니다.
YTN 정덕주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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