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임창정 소주' 지킨다더니…세븐일레븐 하루 만에 꼬리
세븐일레븐, '소주한잔' 재고 처리 후 더 이상 판매 않기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럭스틸' 홍보맨 자처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 주가 조작 연루 불똥…세븐일레븐 '소주한잔' 결국 퇴출
-다음은 세븐일레븐을 둘러싼 소식입니다. 세븐일레븐이 가수 겸 배우 임창정과 협업해 지난 2월 출시한 '소주한잔' 제품이 단종됐다고요.
-롯데지주가 대주주인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10일 '소주한잔'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소주한잔'은 세븐일레븐과 임창정이 제품 개발에만 1년을 쏟은 증류식 소주인데요. 세븐일레븐은 바로 전날(9일)까지만 해도 "지켜보겠다.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판매를 이어간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임창정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주가 조작 의혹에 연루되면서 세븐일레븐에 불똥이 튀고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나는 등 여론이 들끓자 서둘러 '임창정 소주'를 손절한 것이죠. 세븐일레븐은 현재 남아있는 재고까지만 판매할 계획입니다.
-세븐일레븐에 대한 시장 반응은 어떤가요?
-그리 좋지 않은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븐일레븐 불매’, '다른 편의점으로 갈아타자', '정신줄 놓은 세븐일레븐' 등 부정 일색의 댓글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에 세븐일레븐 점주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인데요. 지난 12일 <더팩트> 취재진이 서울 소재 세븐일레븐 5곳의 점주들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점주들은 "'소주한잔'은 꾸준히 잘 나간 제품이었다"면서 "이번 사태 때문에 허탈하다. 세븐일레븐의 대처가 미흡해 매출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렇군요. 실제로 '소주한잔'의 판매량은 어땠나요?
-'소주한잔'은 출시 이후 줄곧 높은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출시 직후 증류식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전통주 카테고리 내에서도 5위까지 올랐는데요. '소주한잔' 출시 직전 한 달 기준(1월 22일~2월 21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인 증류식 소주 카테고리는 출시 이후 한 달(2월 22일~3월 21일) 동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5배나 뛰었습니다. '소주한잔'의 단종 탓에 세븐일레븐의 증류식 소주 매출에도 짙은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입니다.
-'소주한잔'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을지 궁금하네요.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는지에 대해 세븐일레븐 측에 물어보자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의 이미지 타격의 치명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데요. 부정 여론을 고려했을 때 세븐일레븐이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 "한 번 써보세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취재진에 건넨 깜짝 선물
-마지막으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의 이야기입니다. 장세욱 부회장이 취재진에게 깜짝 선물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고요?
-장세욱 부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 앞서 취재진과 마주했는데요. 장 부회장은 회사 내부 구성원뿐아니라 외부와도 적극 소통해 보수성향의 철강 업계는 물론, 국내 경제계 전반에서도 친화력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소탈하고 거리낌없고 열려 있다는 이미지에 걸맞게 이날 이뤄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밝은 분위기로 이끌었는데요. 그는 주주총회 시작 직전까지 취재진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고, 자리를 떠날 때 "이거 한 번 써보세요"라며 환한 표정으로 깜짝 선물을 꺼냈습니다.
-어떤 선물이었나요?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선물은 아니었는데요. 스마트폰 스트랩이었습니다. 경영뿐만 아니라 외부와 접촉할 때도 무겁지 않고 유연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장세욱 부회장의 평소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는데요. 이 스트랩은 판매용이 아니며, 장 부회장이 외부 인사들을 만나기 전 선물용으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스트랩에는 동국제강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요. 장 부회장이 직접 홍보맨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죠.
-그렇군요.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장세주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고 하는데.
-맞습니다.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2015년 6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장세주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는데요. 장 회장은 "경험과 지식들을 마지막으로 다 쏟아부어 지속 가능한 동국제강그룹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서 다시 사내이사로 등재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히고 "앞으로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자동차 산업 변화에 따른 특수 소재 등 부품 분야 첨단 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럼, 이제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 체제'로 운영되는 건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장 회장 부재 속 회사 경영을 책임진 장세욱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그대로 맡게 되는데요. 현재도 '형제 경영'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 회장이 등기이사에 복귀하면서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장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함께 존속회사 '동국홀딩스'와 신설회사 '동국제강'(열연 사업), '동국씨엠'(냉연 사업) 등 3개 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건도 의결됐는데요. 장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은 지주사 동국홀딩스 경영을 함께 맡습니다. 장 회장은 이날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보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죠.
-동국제강이 분할을 거쳐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것은 1954년 회사 설립 후 69년 만에 겪는 가장 큰 변화라고 들었습니다. 장세주·장세욱 형제 경영진이 이러한 과감한 변화를 통해 목표로 제시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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