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갈등' 껄끄러운 마포구 찾은 오세훈(종합)

김준태 2023. 5. 1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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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 신설을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마포구를 찾았다.

오 시장은 13일 마포구 '레드로드 페스티벌'을 방문, 소각장 반대에 앞장서면서 오 시장에게 공세를 가하는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마포구의 성과를 호평했다.

오 시장의 레드로드 행사 방문은 시와 마포구 사이 갈등을 누그러뜨리고 지역 내 소각장 반대 여론을 무마해보려는 의도가 섞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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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레드로드 축제 찾아 "성공" 호평…마포구청장 "환영"
"마포구엔 좀 죄인" 고개 숙여…소각장 반대여론 희석 행보인 듯
마포구 레드로드를 둘러보는 오세훈 서울시장(우측)과 박강수 마포구청장 [촬영 김준태]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 신설을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마포구를 찾았다.

오 시장은 13일 마포구 '레드로드 페스티벌'을 방문, 소각장 반대에 앞장서면서 오 시장에게 공세를 가하는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마포구의 성과를 호평했다.

마포구는 이날부터 14일까지 약 2㎞ 길이의 관광특화거리 레드로드가 조성된 것을 기념해 축제를 열었다.

오 시장은 "유럽에서 도로에 색칠한 뒤 우범지대였던 동네 분위기가 달라지고 큰 성공을 거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마포구 레드로드 소식을 듣고 '구청장님 감각이 좋다' 싶어 박수를 쳤다"고 축사했다.

이어 "다른 데서도 따라 하지 않을까. 그러면 서울 시내가 컬러풀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치사를 했다.

박 구청장도 "홍대 지역은 마포만이 아닌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만큼 오 시장께서 귀한 걸음을 해주셨다.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레드로드 일대에서는 각 거리 특성에 맞춰 버스킹(거리공연)과 캐리커처 그려주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오 시장과 박 구청장은 캘리그라피(손 글씨)를 만드는 부스에서 시정·구정 슬로건인 '동행 매력 특별시 서울', '새로운 마포 더 좋은 마포'가 적힌 손 글씨를 선물 받기도 했다. 둘은 이후 아이스크림을 함께 사 먹기도 했다.

마포구 레드로드 페스티벌에서 축사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촬영 김준태]

오 시장의 레드로드 행사 방문은 시와 마포구 사이 갈등을 누그러뜨리고 지역 내 소각장 반대 여론을 무마해보려는 의도가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소각장 설치에 반대하는 시민 4명이 '소각장 추가 결사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흔들기도 했다. 한 시민은 '소각장 백지화' 구호를 연신 외쳐 마포구 측이 제지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축사를 통해 "(박 구청장과) 수시로 통화하면서 여러 마포구 사업에 마음을 함께 나누고 있다. 올라와서 한꺼번에 답변드리려 박수만 치고 있었는데 마포구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하겠다"고 운을 띄웠다.

구호를 외치는 시민을 보면서는 "솔직히 말해 마포구에는 제가 좀 죄인"이라며 "마포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리치는데 들으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고개 숙여 부탁드린다. 이해해주시고 도와주시면 정말 마포구민 특히 상암동 주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멋진 작품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캘리그라피를 선물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박강수 마포구청장 [촬영 김준태]

서울시는 2026년까지 마포구 상암동에 새 소각장을 짓고 기존 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할 계획이다.

시는 소각장 신설의 반대급부로 상암동에 180m 높이 대관람차 '서울링'과 DMC랜드마크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마포구와 주민이 반대는 여전히 강하다.

3월7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청회장 밖에서는 300여명의 마포구 주민이 항의 집회를 열고 소각장 건설과 관련한 모든 행정절차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에서도 소각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재활용 중간처리장'을 제안하고 관내 기피 시설 현황과 주민 피해를 정리한 백서를 발간하는 등 소각장 신설을 거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달 5일 성동구의 아파트에서 한남동 공관으로 이사하면서 옛 이웃 주민들에게 "이곳에 찾아와 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저는 (공관에 살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꿔야 했다"며 이사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오 시장이 지목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을 잦게 했던 이들은 주로 소각장 신설을 반대하는 마포구 주민이었다.

마포구 레드로드에서 '소각장 추가 결사반대' [촬영 김준태]

readin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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