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잠실벌의 조용필! 데뷔 55년째에도 '현재진행형 전설'[종합]

장진리 기자 2023. 5. 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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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필. 제공| YPC,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가수 조용필이 ‘가왕’이자 ‘영원한 젊은 오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조용필은 13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이하 잠실주경기장)에서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공연은 전석 매진, 3만 5000명의 관객이 몰리면서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조용필이 잠실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펼친 것은 2018년 데뷔 50주년 콘서트 이후 5년 만이다.

1984년 개장한 잠실주경기장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린 상징적인 장소이자, 가수들에게는 꿈의 공연장이라 불리는 곳이다. 반세기 넘게 대중음악계 ‘현재진행형 전설’인 조용필은 국내외 대형 콘서트의 성지이자, 대한민국 모든 가수들의 꿈의 무대인 이곳에서 또 한 번의 역사를 썼다.

조용필은 잠실주경기장과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2003년 데뷔 35주년을 맞아 솔로 가수로는 국내 최초로 이곳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2005년 전국투어 ‘필&피스’, 2008년 데뷔 40주년 공연, 2009년 ‘평화기원 희망콘서트’, 2010년 소아암 어린이 돕기로 연 ‘러브 인 러브’ 공연(2회), 데뷔 50주년 공연까지 잠실주경기장에서만 총 여섯 번의 콘서트를 개최해 ‘7회차 매진’이라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웠다.

조용필의 공연이 열리는 잠실주경기장은 일찌감치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그 시절 소녀로 돌아가 “오빠!”를 외치는 친구 모임부터 가족, 모녀·모자, 부부 등 다양한 관객층이 설레는 얼굴로 공연장을 찾았다. “땡큐! 조용필”을 쓴 플래카드를 든 관객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공연장에서는 ‘생각해 생각해 생각해 봐도 조용필’, ‘대한민국 넘버원 한국 대중음악의 중심’, ‘꺼지지 않는 영원한 신화 조용필’, ‘이름만으로 존재의 의미가 되는 그, 우리 곁에 조용필’ 등 ‘K팝의 살아있는 신화’를 반기는 대형 현수막이 나부꼈다.

이날 공연에서 조용필은 모든 관객에게 응원봉을 선물하는 ‘통 큰’ 팬 사랑을 자랑했다. 통상적으로 콘서트에서 판매되는 응원봉이 2만 원에서 5만 원 사이임을 감안해 볼 때, 이 이벤트를 위해 조용필이 적어도 억대를 들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가왕’이 특별히 준비한 선물인 응원봉은 가지각색으로 ‘빛의 바다’를 이뤘다. 젊은 관객층에는 익숙한 중앙제어 야광봉이 익숙지 않은 관객들은 응원봉의 색이 바뀔 때마다 탄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콘서트는 불타는 지구를 담은 화려한 VCR과 함께 ‘미지의 세계’로 화려하게 시작했다. ‘미지의 세계’ 무대에서는 불꽃축제를 보는 듯한 화려한 불꽃이 잠실벌을 수놓았다. 뒤이어 ‘그대여’, ‘못찾겠다 꾀꼬리’, ‘어제 오늘 그리고’, ‘자존심’, ‘바람의 노래’, ‘찰나’ 등 한국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명곡 메들리가 이어졌다.

▲ 조용필. 제공|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YPC

조용필의 잠실주경기장 공연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폭우’다. 그가 이곳에서 6번, 총 7회의 콘서트를 개최하는 동안 무려 3차례 폭우가 내렸다. 솔로 가수로는 국내 최초였던 2003년 ‘35주년 공연’과 2005년 전국투어 ‘필&피스’ 서울 공연, 2018년 데뷔 50주년 콘서트 모두 폭우가 내려 조용필과 관객이 ‘우중 투혼’을 펼쳤다.

이날은 서울이 내내 ‘맑음’ 예보였으나, 오후 9시께 갑작스럽게 비가 예측되기도 했다. 그는 “이 무대를 설 때마다 비가 왔는데 오늘은 괜찮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따가 조금 올지도 모른다고 하더라. 괜찮죠?”라며 “저랑 맘껏 노래하고 춤도 추면서 즐기자”라고 했다. “오늘은 괜찮을 것”이라는 조용필의 말처럼 이번 콘서트는 ‘우중 징크스’를 피해 갔다. 공연 중 빗방울이 몇 차례 떨어지긴 했지만, 청명한 날씨 속 공연이 진행됐다.

5년 만에 잠실벌에 우뚝 선 조용필은 신곡부터 최근 공연에서 듣지 못했던 다채로운 세트 리스트로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정규 20집 발표를 앞두고 공개한 ‘필링 오브 유’, ‘찰나’부터 ‘창밖의 여자’, ‘비련’, ‘돌아와요 부산항에’, ‘잊혀진 사랑’, ‘서울 서울 서울’이 이어지며 우렁찬 ‘떼창’이 터져 나왔다.

조용필은 “생을 여러분과 함께해왔다. 제 나이 몇 살인지 아시죠? 55살이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아직 괜찮다”라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약 4년 동안 공연을 열지 못하다 지난해 콘서트를 재개했다. 조용필은 “작년에 몇 년 만에 콘서트를 했다. 저도 연습은 너무 많이 했만 굉장히 떨리고 부푼 가슴을 어찌할 줄 몰랐다. 그러나 오늘은 여러분들이 많은 호응을 해주시고 같이 노니까 좋다”라고 마스크를 벗고 맘껏 환호성을 지르고 ‘떼창’하는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에 기뻐했다.

한국 나이로 74세인 조용필은 약 2시간 30분 가량의 공연 동안 음원을 틀어둔 듯한 완벽한 라이브로 ‘가왕’의 품격을 빛냈다. 전주부터 전율을 일으키는 히트곡 릴레이, 잠실벌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조용필의 독보적인 보컬은 왜 여전히 그가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아이콘일 수밖에 없는지를 증명했다.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등 조용필의 주옥 같은 명곡부터 데뷔 55주년에도 시류를 읽는 트렌디함을 보여주는 ‘찰나’, ‘세렝게티처럼’, ‘필링 오브 유’ 등 신곡까지, 조용필의 음악은 2023년에도 주효했다. 역시 대한민국이 뜨겁게 열광하고 열렬히 사랑하는 ‘현재진행형 전설’에는 이유가 있다.

▲ 조용필. 제공| Y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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