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질 때 무릎 '뚝'…"쉬면 낫겠지" 방치했다간 '이것' 옵니다

정심교 기자 2023. 5. 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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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에 사는 20대 남성 박모 씨는 친구들과 집 근처 한강으로 연결된 자전거길을 즐기는 게 취미다. 박 씨는 최근 황사·미세먼지가 걷히고 맑은 하늘을 보며 자전거를 타다 길을 지나는 사람을 보고 피하려다 자전거와 함께 옆으로 넘어졌다. 무릎에 심한 통증이 있었지만, 며칠 지나니 걸어 다닐 만했다. 이후 '쉬면 낫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한 달이 지난 후에도 무릎은 구부리기가 어렵고 통증이 이어졌다. 병원을 찾은 박 씨는 '후방 십자인대파열'로 진단받았다.

활동량이 늘어나는 5월, 박 씨처럼 야외에서 스포츠를 즐기다 십자인대 부상을 입는 사람이 늘었다. 십자인대는 무릎 내부에서 전방 십자인대, 후방 십자인대 2개가 십(十)자 모양으로 서로 가로지르는 모양을 하고 있다. 종아리 안쪽에 있는 정강뼈가 앞뒤로 심하게 움직이지 않고 뒤틀림을 막아준다.

이곳이 찢어지는 '십자인대파열'은 운동선수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 중 무릎에 외부의 강한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져 파열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예로 축구·테니스처럼 무릎 방향을 갑자기 전환해야 하거나, 농구·배드민턴처럼 점프한 후 착지하는 경우 '전방' 십자인대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박 씨처럼 자전거를 타다가 옆으로 넘어지는 경우, 교통사고 등의 외상을 입었을 때는 '후방' 십자인대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뚝' 소리는 십자인대파열 신호일 수 있어
대부분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그 순간, '뚝'하는 관절 파열음과 함께 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이 때문에 최대한 빨리 의료진을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박 씨처럼 '쉬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3~4일을 보내면 부기가 빠지고, 한 달 정도 지나면 통증이 줄어드는데 이에 따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활동하며 운동하다가 이미 파열된 인대로 인해 무릎이 붓고 무릎 관절이 어긋나거나 덜그럭거리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심한 경우, 무릎 관절 내에 통증이 발생하고, 관절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으며 반월상 연골판 파열, 관절염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상학 교수는 "십자인대파열이 발생하면 파열 정도와 환자의 나이, 활동성, 직업 등을 고려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진을 통해 해당 사항을 파악하고 파열 정도에 따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할 경우,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지난해 무릎 관절 ·인대의 탈구와 염좌·긴장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월에 가장 많았다. /출처=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진료코드 S83)

검사 결과, 신체 활동량이 많지 않고 파열의 양상이 심하지 않다면 부목·보조기 착용, 약물요법,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방법을 통해 증상을 개선한다. 이상학 교수는 "많은 사람이 십자인대파열은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며 "파열 후 불안정성이 적거나 동반 손상이 없으며 활동성이 적은 나이의 경우 보존적 치료로도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존적 방법으로 치료하는 도중 통증이 지속하거나 심해질 경우, 파열의 범위가 큰 경우, 신체 활동성이 많은 직업이나 젊은 나이일 경우에는 인대 재건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는 무릎 속 다른 구조물의 추가 손상을 막고, 연골판 파열이나 관절염 등 2차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파열된 인대를 제거하고 새로운 인대를 이식하는 인대 재건술은 주로 관절 내시경으로 진행한다. 모니터를 통해 인대의 위치와 손상 정도를 확인하면서 1㎝ 미만으로 절개해 수술한다. 통증·출혈이 적고 수술 후 일상 복귀가 빠르다.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될 때의 확대 그림.
부상 후 근력 운동 병행해야 회복 빨라
재활치료는 수술 후뿐만 아니라 부상 직후부터 시행해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부상 후 장기간 목발이나 보조기를 사용하면서 근력 운동하지 않으면 회복 기간이 길어진다.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수술 후에는 보조기를 착용해 인대를 보호하고 목발을 사용해야 한다.

관절 가동과 근력 강화를 위한 재활 운동은 필수다. 통증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운동요법을 실시하는데, 수술 직후에는 자신의 체형에 맞춘 발 위치에서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굴신운동을 진행한다. 이후 누워서 다리를 한 쪽씩 들어 올리는 하지직거상 운동, 발바닥이 바닥에 붙여 놓은 상태에서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족관절 운동 등을 진행한다. 이상학 교수는 "무리한 운동은 수술 부위의 재발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처방과 지도를 받으면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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