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시대’ 코로나가 남긴 것 [경제대기권]
[앵커]
경제대기권, 박대기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주는 어떤 주제죠?
[기자]
3년 넘게 달려온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단계를(수위를) 낮추기로 하면서, 사실상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경제적 충격은 아직 남았고 과제도 많습니다.
그걸 좀 따져볼까 합니다.
[앵커]
우선, 이 코로나19 때문에 우리 경제 구조 자체가 많이 변했죠?
[기자]
네, 경제적 변화에 대해서 제가 키워드를 한 번 뽑아봤는데요,
"뭉치면 퍼지고 흩어지면 산다"입니다.
예컨대, 사람들이 모여들어야 돈을 벌 수 있는 매장들은 피해를 본 반면, 비대면, 디지털 경제는 급성장 했습니다.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같은 데서 물건을 파는 통신판매업체의 수는 2018년 말 21만여 개에서 지난해 54만 개로 급증했습니다.
반면 호프집은 9천 곳 가량이 줄었습니다.
물론, 온라인에 뛰어든 분들이 모두 돈을 번 것은 아닙니다.
통신판매업체는 고작 평균 2년 7개월만에 폐업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돈은 누가 벌었을까요?
[기자]
플랫폼 기업들입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카카오와 네이버같은 플랫폼 기업의 재계 순위가 수직 상승했습니다.
배달대행 업체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결국 '쏠림' 현상이 있었다는 얘기네요...
일반적인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은 정말로 어려웠는데 말이죠?
[기자]
네, 그래서 뽑은 두 번째 키워드가 '빚'입니다.
'자영업 빚 1000조'!
이 빚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코로나 이전 684조 원이던 자영업자 대출은 해마다 100조 원 이상씩 늘어나 지난해 말에는 천조 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9월부터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했던 원리금 상환유예가 끝납니다.
막대한 빚이 부실화되지 않을지, 불안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자영업이 살아나려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어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은 환경이죠?
[기자]
지난달에도 외식물가 상승률이 7.6%를 기록했고요.
햄버거나 김밥 가격은 지난 2년간 20%가량 급등했습니다.
불평등도 심화됐지요.
이 키워드처럼 '밀려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소득층은 코로나19 때문에 직업을 잃을 확률이 크게 올라간 반면에, 고소득 층은 실직할 확률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서 이 격차를 줄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자산 격차를 나타내는 자산지니계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더 커졌습니다.
저금리로 돈이 풀리면서 부동산과 주가가 오르고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된 것입니다.
[앵커]
국가 별로도 부익부빈익빈, 더 심해진거 같아요.
더불어, 서로 배척하고 빗장을 걸어잠그려는 기류도 생기고 말았죠?
[기자]
네, 최근에도 미국 텍사스에서 인종차별 주의자가 총기를 난사해 한국계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코로나19가 심하던 시기에, 서구권에서 동양인들을 상대로 혐오를 드러내는 사건이 참 많았습니다.
마지막 키워드, '분열의 시대' 입니다.
마음의 벽 뿐 아니라 국경도 높아져서, 수년 전 미국 같은 경우, 불법 이민자를 즉각 추방하는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그 제도가 일단 어제 날짜로 끝났는데, 이 화면 보십쇼, 미국과 멕시코 국경인데, 혹시라도 이제는 미국 입국이 허용될까 싶어서, 수십 만명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이 그동안 빗장을 꽁꽁 걸어잠갔다는 얘기겠죠.
이렇게 이민이 어려워지면, 임금이 올라가서 인플레이션과 제조업 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앵커]
감염병 대유행 사태, 코로나19가 처음이 아니죠?
예전에는 어떤 파장으로 귀결이 됐나요?
[기자]
1918년에 이른바 '스페인독감'이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천만 명 이상이 사망한 걸로 추정됩니다.
당시에도 미국은 이민자에게 문을 닫았고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섰습니다.
이것이 세계 대공황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지금도 비슷한 보호무역주의가 나타나고 있는데, 수출이 이끌어 온 우리 경제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코로나19는 끝을 향하고 있지만 세계의 분열과 불평등이라는 상처는 이제부터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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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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