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찰 범위, 성격 등 이견…다음주 추가 협의
[앵커]
마라톤 회의에도 한일 양국이 결론을 내지 못한 이유, 취재기자와 좀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경진 기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끝내 매듭은 짓지 못했는데, 핵심 쟁점이 뭐였나요?
[기자]
일단 '스케줄'입니다.
일본이 처음 제시한 체류 기간은 이틀 정도였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까지 오고 가는 시간 등도 고려해야 하니, "원전을 보는데에만 순수하게 이틀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고 하고요,
그렇게 앞뒤를 붙여 나흘이란 기간에 합의했고, 세부 일정을 더 구체적으로 논의 하다가 결론은 못 냈다고 합니다.
[앵커]
시찰단이 제공받을 정보, 접근할 시설 등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었던 거죠?
[기자]
어제(12일) 정부 한 당국자는 "현장에 가면 설비도 볼 수 있고, 로 데이터(원자료)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는데요,
일본이 내세우는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의 실제 작동 과정과 원자료를 요구했을텐데, 일부 자료는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도쿄전력에서 보여주는 것만 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앵커]
그런데 가서 우리가 원하는 걸 본다고 해도, 검증이 아닌 이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기자]
예를 들면 이 알프스가 걸러내지 못하는 삼중수소의 안전성이 논란의 핵심 중 하나거든요,
정화가 안되는 물질이라 희석을 해야만 하는데, 이 문제는 알프스의 성능만 확인해서는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이고요,
단계단계 수치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다양한 시료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는데요,
또 환경오염이라는 게 아주 복잡하게 얽혀서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는 생태학의 영역이기 때문에, 원전 기술자의 시각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습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시료 채취와 검증은 IAEA의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 시찰단 방일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일단 시찰단 방일은 정상 간 합의 내용이기 때문에, 세부 입장 차에 대해선 접점을 찾을 겁니다.
다음 주 안에 20명 안쪽의 전문가 명단을 확정하고, 세부 일정에도 합의할 거고요,
갔다와서 국민들에게 시찰 결과를 보고를 할텐데, 이 결과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실제로 타이완의 경우 작년 3월에 시찰단을 보내고도, 일본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고 와서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그 전철을 따라가선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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