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들과 특별 은퇴식…83세 이발사의 마지막 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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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곳은 서울 망원동에 있는 한 이발소입니다.
83살의 이발사가 40년 동안 이곳을 지켜왔는데요, 오늘(13일) 마지막 손님의 머리를 깎았습니다.
서울 망원동을 40년간 지켜온 일흥이발소, 이 이발소의 마지막 손님입니다.
[박정은/이발사 : 손톱을 기를 수가 없어요, (손님들) 머리가 상해서. 일주일에 두 번 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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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시는 곳은 서울 망원동에 있는 한 이발소입니다. 83살의 이발사가 40년 동안 이곳을 지켜왔는데요, 오늘(13일) 마지막 손님의 머리를 깎았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여현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망원동을 40년간 지켜온 일흥이발소, 이 이발소의 마지막 손님입니다.
거침없는 손길로 옆머리를 밀고 분을 묻힌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다듬습니다.
노련한 손길의 주인공은 68년 경력의 박정은 이발사입니다.
오늘 박 할아버지의 깜짝 은퇴식이 열렸습니다.
40년 단골손님들이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보기 위해 찾아왔고,
[이승환/단골손님 : 64년 동안 고생하셨고, 몸이 좀 안 좋으니까 몸 관리나 잘하고 편안히 사시기 바랍니다.]
박 할아버지도 마지막으로 찾아온 이들을 위해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박정은/이발사 : 외롭고 힘들어도 참고, 견디고, 헤쳐나가세요.]
16살 광주에서 이발 일을 시작해 서울로 상경한 박 할아버지는 1981년에 이곳, 일흥이발소를 열었습니다.
68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손님들의 머리를 만지느라 손 밑은 새까맣게 변했고, 상처도 남았습니다.
[박정은/이발사 : 손톱을 기를 수가 없어요, (손님들) 머리가 상해서. 일주일에 두 번 잘라.]
키가 큰 손님들을 위해 올라설 나막신을 손수 만들었고, 40년 전 1천800원이었던 이발 가격이 오를 때마다 직접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박정은/이발사 : 내 천직이라고 생각했어요. 손님들 이발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상대방의 성격도 알 수 있고.]
그동안 수십 년 단골손님들이 생겼고, 이사를 가도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구강암 수술을 받은 뒤 허리 통증 등이 더 심해져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박정은/이발사 : 후회되는 것은 몸이 아파서 할 수 없이 관두지만… 손님 머리 해주려면 내가 건강하고 기분 좋게 해줘야 할 거 아니에요.]
박 할아버지는 떠나지만, 새 주인이 공간을 그대로 남기기로 하면서 이발소는 계속 자리를 지킬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영)
여현교 기자yh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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