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잠든 전우를 가족 품으로"…유해발굴 현장 가보니
【 앵커멘트 】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당시 6·25 전사자의 유해발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죠. 지금 이 순간에도 땅속에 잠든 전우를 찾기 위한 장병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려면 유족들의 DNA 시료채취 참여가 절실하다고 합니다. 민간인 통제구역 내 유해발굴 현장을 다녀온 권용범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 "이 고지의 주인이 몇 번이나 바뀌었을 것 같냐?" - "올라가!"
▶ 스탠딩 : 권용범 / 기자 - "이곳은 경기 연천군 진명산 일대 해발 290m 고지입니다.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이 중공군과 격전을 벌인 장소인데요. 지난 2014년 발굴을 시작한 이후 약 300구의 유해가 발굴됐습니다."
붓질로 유해에 쌓인 흙을 털어내고, 유해를 한지에 감싸 관에 넣은 뒤 태극기로 덮습니다.
약식제례를 올린 뒤 유해는 장병들의 경례를 받으며 임시 봉안소로 옮겨집니다.
▶ 인터뷰 : 김원세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발굴팀장 - "선배 전우님들을 한분 한분 찾아 드리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 드릴 수 있는 첫 시작점이 여기기 때문에…."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굴된 유해는 총 1만 3,000여 구.
하지만, 신원이 확인돼 가족에게 돌아간 건 약 1.5%에 불과합니다.
6·25전쟁 당시 경북 칠곡군 격전지에서 만 18살에 전사한 고 이승옥 이등중사의 조카 이천수 씨.
이 씨가 삼촌을 70년 만에 찾을 수 있었던 건 DNA 시료채취 덕분이었습니다.
▶ 인터뷰 : 이천수 / 서울 연희동 - "채취를 하고 한 6개월 정도 지나서 이제 연락이 왔죠. 굉장히 가슴이 뭉클했고 눈물이 핑 돌았었습니다."
땅속에 잠든 또 다른 전우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장병들은 오늘도 구슬땀을 흘립니다.
MBN뉴스 권용범입니다. [dragontiger@mbn.co.kr]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송지수 화면제공 :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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