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서세원, 교주 섬기듯" 서정희의 고백…오은영 "가스라이팅"[종합]

김현록 기자 2023. 5. 13. 18: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서정희. 출처|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방송인 서정희가 고(故) 서세원과 가정생활을 회상했다. 오은영 박사는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로 이를 정리했다.

1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서정희가 어머니 장복숙씨와 함께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서정희가 지난달 캄보디아에서 67세로 숨진 전남편 서세원과 결혼생활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더 주목받았다. 채널A 측은 녹화가 고인의 사망 전 완료됐다며, 예정대로 방송을 강행했다.

원조 CF 스타로 사랑받던 서정희는 19세에 고 서세원과 결혼, 충격적인 가정폭력 피해가 알려진 뒤 32년 만에 이혼했다. 지난해 유방암 수술 이후 투병 중이다.

특히 2014년 서정희가 엘리베이터에서 당시 남편 서세원에게 폭행당하는 CCTV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서세원은 가정폭력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두 사람은 이듬해 이혼했다.

서정희의 어머니 장씨는 "(딸이) 살림살이에 너무 집착한다. 웬만큼 했으면 좋겠다"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꽃이불도 마음대로 못 덮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인생 막 살자 했는데 정리가 잘 안 돼 있으면 제가 불편하다"며 "수술하기 전에도 침대 시트를 다 갈고 간다. 그래야 돌아와서 편히 살 수가 있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과도하게 통제적"이라며 "본인에게 혹독한 것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본인의 심리가 불안할때 공간을 통행 안정감을 찾는다. 공간을 통해서 안정감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정희는 "나의 결혼생활이 남들 보기에 그렇더라도, 나는 더 멋있게 사는 모습을 보여서 아름다운 가정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서정희의 어머니 장복숙씨는 "그때 비하면 지금 암 걸려서 수술한 건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딸이 가정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 서정희. 출처|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어머니 장씨는 "그러고 나서 무서워서 집에 오질 못했다. 하소연할 데도 없고, 누구한테 말해봐야 들어주지 않아 한이 맺혔다. 그 당시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이어 "(고 서세원이) 애를 세뇌를 시켜서 바보로 살게 만들었다. 사람이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면서 "말도 못한다. 딸 몰래 집까지 찾아갔다. 나오라고 소리질렀는데 안 나오더라. 나중에 경찰차가 오기에 차 타고 와버렸다. 그때 기억을 하나도 몾 잊는다. 가슴이 아파서"고 회상했다.

그는 또 "병원에 가니까 혼자 두면 위험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혼자 안 놔두고 항상 붙어있었다"면서 "퇴원 후 집에 가는 것도 무서워서 오질 못했다. 하소연 할 데도 없고 말해야 들어주지도 않고, 그래서 한이 맺혔다"고 토로했다.

장씨는 이어 "(엘리베이터 폭행) 그걸 봤다. 애를 질질 끌고 다녀서 경비들이 전화를 해서 경찰이 왔다. 얘를 어디 때릴 데가 있다고 가느다란 몸뚱이를 엘리베이터에서 질질 끌고, 부모로서 현장을 보는 데 오죽했겠나. 거기서 죽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서정희는 "그만하세요"라고 말렸지만, 장씨는 "머리 속에서 그 날이 잊히지 않는다. 얘만 보면 그 생각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정희는 "누가 나가라고 말을 안하면 나갈 수가 없는 거다. 저는 혼자니까 나갈 수 있는데. 너무 목이 마른데 못 내려가는 거다. 누가 물을 사와라고 말을 하지 않으면 갈 수가 없었다"면서 "엄마와 붙들고 운 적이 있다.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서정희는 "남들은 '그러면 헤어졌어야지 말을 하는데, 저는 결혼생활이 있뜬 게 아니었다. 견딜만 했다. '왜 이혼하지, 참으면 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라면서 "이혼할 떄 아이들이 이혼을 원하기도 했다. 그럴 때 남편이 원망스러운 게 아니라 아이들이 원망스럽더라. 조용히 있으면 넘어갈 일인데. 이혼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상황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흘러갔고, 이혼 후가 힘들었다. 이혼해서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그게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서정희의 어머니는 "돈이 하나도 없었다. 십원 하나 없이 맨몸으로 쫓겨난 거다. 병원비도 마련하기가 힘들었다"고 부연했다. 서정희는 어머니와 작은 오피스텔을 얻어 함께 하는 동안 공황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모친은 "울기 시작하면 두세시간씩 울었다. 어쩔 수 없어서 보기만 했다. 잦아들면 땀에 젖은 몸을 닦아 약을 먹이고 재웠다. 2년을 그랬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서정희는 "남편(서세원)이 병 걸리고 늙어서 오갈 데 없으면 어떡하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만날 수가 없었다"면서 "이혼으로 결혼 생활이 폐기처분되고 흐트러지고 아무 것도 없으니까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 무력감을 호소했다.

서정희는 "시집을 일찍 가서 첫쨰를 20살, 둘째를 22살에 낳았다. 친정 식구는 미국에 있고 남편을 믿고 따르는 것 말고는 길도 몰랐다. 수첩에 있던 연락처를 남편이 다 버렸다. 저를 위한다고 생각했다. 가정에 충실하라고 명을 받아서 충실하게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런 딸을 두고 서정희 어머니는 "한번도 행복한 걸 본 적이 없다. 자유가 하나도 없다. 밖에도 잘 못 나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서정희. 출처|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어머니를 말리던 서정희는 "사랑해서 그랬을 것 같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해 답답함을 안겼다. "제가 완벽한 아내가 아니었을 수 있다. 저만 피해자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도 했다. 또 "남편의 인정이 중요했다. 세상에 나오니까 그 대상이 무너지니까 삶이 무너지더라. 못 살겠더라.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극단적인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되돌아가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심각하게 모든 이야기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그건 전 남편이 기준이라 그렇다"며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꼭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은영 박사는 "마음이 아프다"며 "정말 조심스러운데,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를 받은 사람과 너무 유사한 표현을 하고 계시다. 가정폭력은 가스라이팅을 동반한다. 심리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지배하는 행위를 뜻한다. 언제나 '널 사랑해서', '나니까' 라며 등판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게 정말 무시무시한 건데, 가짜 통제감을 부여한다. '모든 것은 네가 하기에 달렸어' 식의 가짜 통제감을 심어준다. 유아처럼 만들어 힘을 잃게 만든다"고 말했다.

서정희는 "저희 아들이 '엄마는 스톡홀롬 증후군이야, 이단 교주를 섬기듯 살았다' 했다. 요즘 몇 달 동안 시끌벅적 했던 이단 교주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저랑 유사한 사람을 많이 봤다"고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언급했다. 서정희는 "그것이 저의 모습인지 몰랐다. 어둠에 있을 때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던, 나와 보니까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맹목적으로 순종했던 것들이 눈으로 보게 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열아홉 살에 그렇게 되고 지금 환갑이 넘었다. 제 모든 삶이 잘못된 걸까.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은 것"이라고 밝혀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오은영 박사는 "긴 인생이 부정되는 것 같아 받아들이기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담담히 서정희를 위로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