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명에 "결혼하자" 1억6천 뜯어낸 40대…애 셋 유부남이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아이가 3명 있는 유부남이라는 걸 숨기고 여성 2명과 결혼을 전제로 사귀면서 1억6000만원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정지원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4월~2018년 12월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여성 B씨를 속여 7차례에 걸쳐 352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B씨 신용카드로 851차례에 걸쳐 6664만원을 결제한 뒤 변제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B씨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2018년 6월~2020년 8월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다른 여성 C씨를 속여 39차례에 걸쳐 차용금 6200만원을 편취하고, 2019년 2월~2020년 3월 C씨의 신용카드로 270차례에 걸쳐 553만원을 결제한 뒤 변제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이미 결혼해 자녀 3명이 있는 유부남이었다. 그는 결혼할 의사가 없었지만 B씨, C씨와 교제하며 "월급 나오면 갚겠다" 등 속여 돈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업 실패로 빚이 약 1억원이었다. 재판부는 300만원 상당인 A씨의 월급으로는 생활비 등 기존 채무 변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B씨와 C씨에게 빌린 돈과 카드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봤다.

A씨는 법정구속 결정에 "자녀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들의 감정을 이용해 각 범행에 나아갔다.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상당히 고액인 점 등을 보면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들도 A씨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과 일부 피해금을 변제한 점, 범죄 행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