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드 투 UFC’ 재도전 나선 ‘훈남 챔피언’ 기원빈 “(정)찬성이 형과 함께” [SS인터뷰]
[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아시아 유망주 파이터들을 위해 UFC 계약이 걸린 ‘로드 투 UFC’ 시즌 2 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이 첫 출전인 선수들이 있는 반면, 지난 대회에서 아쉽게 떨어져 재도전에 나선 이들도 있다.
‘더 데인저(The Danger)’ 기원빈(34·팀데인저)도 재도전에 나선 이들 중 한 명이다. 지난 ‘로드 투 UFC’ 라이트급 준결승전에서 제카 사라기(28·인도네시아)에게 1라운드 KO 패해 우승 기회를 놓친 기원빈이 다시 한번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도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함께다.
기원빈은 한·일 모두 라이트급 챔피언 자리에 오른 파이터다. 180cm에 70kg, 긴 리치를 바탕으로 화끈한 시합을 펼치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17번의 승리 중 11번이 KO/TKO일 정도로 강력한 한 방이 있다. 여기에 훈훈한 외모까지 갖췄다.
2019년에는 일본 격투 단체 ‘글래디에이터’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고, 2021년에는 한국 격투 단체 ‘더블지’ 라이트급 챔피언이 됐다. 지난 1월 일본 오사카 176BOX에서 열렸던 ‘글래디에이터 020’ 대회에서 도전자 구스타보 윌리처(39·브라질)를 상대로 2라운드 4분 58초 만에 TKO 승을 거두며 챔피언 벨트를 지켜냈다.
기원빈이 이번 ‘로드 투 UFC’ 시즌 2 첫 경기에서 맞붙게 될 상대는 바하터보러 바터보라티(25·중국)다. 바터보라티는 총 전적 7승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중국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미국 격투 단체 LFA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경력이 상위 체급인 웰터급~미들급에 달하는 체중으로 활동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라이트급으로 뛴 경기는 두 번뿐이다.
오는 28일 경기를 앞둔 기원빈이 과연 어떤 모습을 펼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드 투 UFC’ 재도전에 나선 기원빈을 인터뷰했다.
- 1월에 있었던 글래디에이터 챔피언 방어전 승리 축하한다. 경기 내용을 되짚어 본다면.
처음에는 타격전으로 풀려고 했다. 붙어 보니 그래플링이 어느 정도 잘 통한다고 생각해 연습한 대로 케이지 벽에서 넘어뜨려 그라운드로 향했다. 이후 파운딩과 엘보로 KO 승을 거뒀다. 지난 경기에 패배를 했었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언제나 이기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기에 (승리 후) 기분은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준비한 부분이 다 나오지 못해 아쉬움은 있었다.
- ‘로드 투 UFC’ 시즌 2 앞두고 요즘 컨디션은 어떤가.
컨디션은 매우 좋다. 마인드 컨트롤도 잘하고 있다. 현재 마무리 과정이다. 마지막 2주만 더 집중해서 (준비를) 잘 끝내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 코리안좀비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이 올라온 걸 봤다.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로드 투 UFC 지원서다. UFC 계약서다” 궁금해하는 분들이 몇몇 계시더라.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나.
찬성이 형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은 ‘로드 투 UFC’ 측에서 오퍼가 와서 경기를 하겠다는 사인 내용이 담긴 계약서였다. (자세히는) 5월 27일, 28일에 중국의 바하터보러 바터보라티 선수와 싸운다는 내용이었다. 거기에 서명을 한 것이다. ‘나 로드 투 UFC에 출전하겠다’라는 지원서는 아니다.
- 같이 준비하는 다른 선수들과 정보 공유나 커뮤니케이션 자주 하는 편인가.
제 팀인 팀 데인저가 따로 있긴 한데 찬성이 형이 있는 코리안좀비MMA에 자주 있다. 현재 (김)한슬이랑 (최)승국과 함께 ‘로드 투 UFC’에 출전을 하는데, 같이 작전도 얘기한다. 찬성이 형과도 계획에 대해 논의하며 준비 중이다.
- 코리안좀비MMA에서 어떤 부분을 집중 보완해줬나.
그래플링을 비롯해 모든 부분에서 찬성이 형이 잘하기도 하지만, 보는 눈도 엄청 좋다. 타격에서 부족한 점, 그래플링에서 부족한 점, 왜 실수를 했는지 같이 분석하고 많이 알려준다. 저도 오래 해봤기 때문에 많이 경험했고 선수들도 많이 알고 있는데, UFC에서 찬성이 형이 그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고 지내보면 이해가 간다. 어떻게 저 자리까지 올라갔는지. 운이 아니라 이유가 있었던 거다.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고 도움이 안 된다가 아니라, 기술적이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 지난 ‘로드 투 UFC’ 준결승전에서 제카 사라기에게 1라운드 KO 패를 당했는데 그 때의 패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자주 실수를 하는 부분이 있다. 경기 중에 팀에서 세운 작전이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대방이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긴장을 푸는 게 있다. 그래서 압박을 더 크게 한다거나 더 많이 들어가는 식이다. 그럴 때 갑자기 훅 들어오는 상대에게 많이 졌었다. 무리해서 들어가는 욕심이 클 때 많이 패하는 것 같다.
- 재출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주변에서는 뭐라고 반응했는지?
직전에 크게 패배한 것도 있고 해서 기회가 없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다시 한번 찾아줬다. UFC에 가는 건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그래서 생각할 것도 없이 무조건 OK 했고,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친한 사람들은 ‘또 KO 당하지 말고 이번에는 잘 해라. 마지막이니까’ 이런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번 기회를 잡자. 이번에는 우승하자’ 등의 응원도 해줬다.
- 이번 대회가 중국에서 열리고 첫 상대가 중국 선수다. 그에 따른 부담감은 있나.
그런 부담감은 없다. 상대방에 대한 부담은 아직까지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 내가 그동안 열심히 운동을 해 온 것이 시합 때 어떻게 하면 잘 나올까에 대한 부분이다. 찬성이 형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데 그 노력이 헛되지 않게 어떻게 하면 잘 풀 수 있을까, 지금까지 배운 것을 어떻게 하면 잘 소화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한다.
- 첫 상대가 라이트급보다 높은 체급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경력이 있다. 바하터보러 바터보라티에 대한 대비는?
체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저는 원래 페더급에서 올라왔다. 전적이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체중이 점점 늘더라. 그래서 저도 체중을 많이 빼게 돼서 체중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아까 말했듯이 상대방에 대한 부담은 없다.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뿐이라서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다.
-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다시 한번 잡게 됐다. 일단 도와주고 응원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걱정을 하시거나 기원빈에 대한 기대를 안 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런 분들에게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 경기 이후로 얼마나 성장했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작은 응원이라도 저한테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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