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꺼내, 말아?".. 곧 전기료 오를텐데, 최소 20%이상 부담 "예상치 웃돌 것"

제주방송 김지훈 2023. 5. 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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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15일 2분기 전기요금 인상 논의·확정 전망
4인 가구, 7~10원 인상 때 많게는 3,000원 이상↑
‘여름’ 변수.. 6월부터 무더위 예상 “실사용량 급증”
고지서 부과 ‘충격파’ 더할 수도.. ‘적정 인상’ 주문


한 달 이상 결정이 미뤄진 2분기(4~6월) 전기·가스요금안이 이르면 다음 주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추가 재정 건전화 계획을 내놓고 정승일 한전 사장이 자진 사퇴한데 따라 국민의힘이 당정협의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상 폭과 이에 따른 요금 수준을 둘러싼 각종 관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에너지업계 등 민·관 안팎에선 물가 상승 압력과 국민 경제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h당 한 자릿수 인상이 유력하다는데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문제는 ‘계절’ 변수입니다.

여름 폭염이 다가오고, 앞서 겨울 ‘난방비 폭탄’에 이어진 ‘냉방비 폭탄’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기사용량이 예상외로 더 늘어 가정은 물론 산업 현장의 체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됩니다.


오늘(13일) 정치권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여당과 산업통상자원부는 빠르면 15일 국회에서 전기·가스요금 관련 당정협의를 갖고 2분기 요금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권 측을 통해선 다음 주초 에너지요금 등을 결정하자는 방침 정도와 함께 협의 날짜는 15일이 유력하고 요금 인상 폭은 10원 안팎 선이 유력한 수준으로 알려지는 상황입니다.

인상이 단행되면 실제 가구당 추가 부담해야할 요금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도시지역 가구당 월 평균 사용량과 평균 요금은 2020년 기준 1인 가구 3만2,800원(230㎾h), 2인 가구 4만4,880원(289㎾h), 3인 가구 4만6,730원(298㎾h), 4인 가구 4만8,570원(307㎾h)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우선 전기료가 ㎾h당 7원 인상되면 1인 1,830원, 2인 2,300원, 3인 2,371원, 4인 2,440원씩 추가 부담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가가치세(10%)와 전력기금(3.7%)을 더한 수준입니다.

그렇게 오른 요금이 각각 1인 3만4,630원. 2인 4만7,180원, 3인 4만9,090원, 4인 5만1,010원입니다.

이어 ㎾h당 10원이 인상되면 가구당 2,000원 중반에서 3,000원 중반 추가 부담이 생겨 1인 가구 3만5,420원(+2,620원), 2인 가구 4만8,160원(+3,280원), 3인 가구 5만110원(+3,380원), 4인 가구 5만2,050원(+3,480원)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문제는 다가오는 ‘여름’입니다.

이미 올여름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행정안전부가 예상한 가운데, 냉방기 사용도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냉방기기 수요가 급증하는 달이 7, 8월이라고는 하지만, 더위는 시작됐고 다음 달부터 사실상 여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해만 해도 6월 이른 더위가 몰려와 전력수요가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요가 급격히 늘어 공급예비율마저 10%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까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7,8월은 전력수요가 사실상 정점에 달하는 시기여서, 전기사용량 역시 평상시 수준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에너지연구원은 지난달 이슈 리포트 분석에서 올해 가구당 전기요금 지출 증가 폭을 최소 17~23%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

요금을 올리지 않았을 때 17%, 인상했을 경우 23%로 이때 인상 폭은 앞서 1월 kWh당 13.1원, 전기사용량은 지난해 수준을 전제했습니다.

이보다 낮은 한 자릿수 인상에, 전기사용량이 더 늘 것을 감안한다면 가계 부담 수준은 적어도 17% 이상 2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에너지업계 등 일각에선 통상 8월 전기사용량이 평상시 수준보다 30% 더 높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어, 쓰는 정도에 따라 가구당 요금 고지서에 반영될 인상 폭은 예상을 더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7원을 올리더라도, 사실 두 자릿수 인상 이상의 체감 부담이 더해진다는 얘기입니다.

전기요금이 ㎾h당 1원 오르면 한전 영업이익의 경우 연간 5,500억 원(전력판매량 550TWh 가정) 개선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7원 인상 때 2조2,450억 원, 10원일 때 3조2,080억 원 가량 하반기 영업 손실을 보완해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1분기 영업손실만 6조 원을 넘어서는 걸 감안하면, 일부나마 상쇄효과를 내는 셈입니다.

예정대로 15일 당정협의에서 요금안이 확정될 경우, 한전은 곧바로 이사회를 갖고 당정에 제출한 자구안 의결에 들어갑니다.

이어 전기위원회를 소집해 전기요금 인상안을 심의·의결하고 산업부 고시로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확정됩니다.


이처럼 10원을 넘지 않는 인상안이 제기되는 가운데, 에너지업계는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두 자릿수 이상 큰 폭 요금 인상으로 사전 가격 신호를 주지 않을 경우 지난 겨울 난방비 사태와 유사하게 ‘냉방비 폭탄’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스와 달리 전기는 누진제가 적용돼, 기온이 많이 오르는 6월 이후 7월 전기요금 고지서에 상당부분 인상 수준이 높게 반영되면서 체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전력소비가 적은 시기에 요금을 어느 정도 올려야 가계 충격이나 공기업 등 적자 부담을 덜텐데, 소폭 인상으로는 결국 고스란히 충격을 감수해야할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한전의 지난해 적자는 32조7,000억 원 상당, 1분기 전력 구입을 위해 발생한 한전채도 9조 원을 넘었고 가스공사 미수금은 지난해 말 기준 9조 원을 돌파해 올 1분기만 12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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