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코나 커피의 함정 [박영순의 커피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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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코나 커피를 마실 때는 신경을 곤두세울 일이다.
한 캡슐커피 제조사가 가끔 하와이 코나 커피로 캡슐을 만들었다고 홍보하는데, 표기를 보면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하와이 주정부가 1991년 코나 지역에서 생산한 커피가 10% 이상 들어가면 '하와이 코나'라 표기하고 팔 수 있게 한 '하와이 코나 커피 보호법'이 악용되고 있다.
이에 맞서 코나 커피 농가들은 '하와이 코나 100%'라고 표기하며 순도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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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술의 유혹을 떨쳐내고 농장 이름뿐 아니라 품종과 수확일을 명확하게 밝히고, 코나 지역에서 생산하는 커피만을 100% 담아 파는 커피들은 갈수록 귀해지는 덕에 몸값이 더 오르고 있다. 의도했건 안 했건 코나 커피 마케팅이 요지경이다 보니 소비자들로서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진짜를 잘 헤아려야 한다.
한 캡슐커피 제조사가 가끔 하와이 코나 커피로 캡슐을 만들었다고 홍보하는데, 표기를 보면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어느 농장에서 재배한 무슨 품종인지, 수확한 시기, 가공 방식을 알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100% 코나 커피만을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역의 커피를 섞은 것인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와이 주정부가 1991년 코나 지역에서 생산한 커피가 10% 이상 들어가면 ‘하와이 코나’라 표기하고 팔 수 있게 한 ‘하와이 코나 커피 보호법’이 악용되고 있다. 심지어 진짜는 아예 없거나 극소량만 섞인 커피가 코나 커피로 둔갑해 팔리는 지경이다. 이에 맞서 코나 커피 농가들은 ‘하와이 코나 100%’라고 표기하며 순도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하와이 코나 커피의 진면목을 만날 수 없다. 하와이 코나 커피라고 해도 등급에 따라 가격이 2~3배 차이가 난다. 가장 비싼 것이 코나 엑스트라 팬시(Kona Extra Fancy)로 국내에서 생두 1㎏ 가격이 25만원 안팎에 형성되는데, 올해는 이미 남은 물량이 거의 없다. 이 등급의 커피는 재배농장과 수확 및 가공일, 품종에 관한 정보가 표기돼 있다. 이 중에 하나라도 빠져 있으면 코나 엑스트라 팬시가 아니라고 단정해도 좋다.
3~4년 전에는 ‘코나’라는 표기만을 확인하는 것으로 족했는데, 이제는 품종까지 따져야 한다. 코나는 하와이 제도의 8개 큰 섬들 가운데 가장 큰 ‘빅아일랜드’에 있는 지역의 명칭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면 모두 코나 커피라고 불렀지만, 이젠 품종을 구체적으로 표기한 커피들이 생산되고 있다. 게샤와 파카마라, 버본, SL34 등 다양한 품종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재스민과 꿀을 연상케 하는 전통적인 맛에서 샴페인 같으면서도 장미향과 딸기잼, 복숭아와 같은 다채로운 맛이 코나 커피에서 펼쳐지고 있다.
코나 커피를 마실 때는 하늘을 보고 건배한다. ‘핼리혜성을 타고 지구에 왔다가 다시 핼리혜성을 타고 우주로 가 별이 된 마크 트웨인’을 오마주하는 것이다. 커피애호가들의 숭고한 의식에 가짜 코나 커피가 들락거리게 둘 순 없다.
박영순 커피인문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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