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3대장', 서로에게 영향 주며 악순환 고리 만들어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당뇨병)은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질환이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20대 이상 성인의 고혈압 추정 유병자는 약 1,260만 명이며, 성인 고지혈증 환자는 1,155만 8,000여 명, 당뇨병 환자는 당뇨 전 단계 환자를 포함 1,000만 명에 육박한다. 통계만 보더라도 가히 국민 만성질환이라고 불릴 만하다. 이 세 가지 질환은 상호 악순환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세 가지 질환이 동시 발병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은 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 상호 악순환 관계 형성
혈관 건강의 3대 지표는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이다. 우리 몸의 모든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고지혈증, 고혈압, 고혈당(당뇨병)을 일명 '혈관 3高'라고 부르는 이유다. 세 질환은 각기 다른 질환이지만,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고지혈증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저밀도 지질단백질(Low-density lipoprotein, LDL)이 필요 이상으로 혈액 내에 존재하여 혈중 농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혈관 벽에 지방이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탄력이 떨어지고 손상된 혈관은 혈관 벽에 쌓인 필요 이상의 지방 때문에 좁아지고, 이는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킨다.
콜레스테롤 수치 이상은 곧 고혈압을 유발하는 위험인자가 된다. 고지혈증으로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압이 잘 높아진다. 혈관 내막으로 침투한 콜레스테롤이 계속 쌓이면 플라크가 형성되는데, 이에 따라 혈관이 좁고 딱딱해진다. 혈관을 통해 혈액을 내보내야 하는데, 혈관이 좁아지면 더 강력한 압력이 필요하므로 혈압이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즉,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이다. 2016년 미국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게재된 일본 테이쿄 대학교(Teikyo University) 연구진의 연구 결과,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최대 27%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콜레스테롤과 혈압은 서로에 영향을 미치며 악순환을 반복한다. 혈압과 혈당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 영향을 미치며 혈관을 공격한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고혈압 발생 위험도는 혈당이 정상인 사람보다 약 2배에 달한다. 혈당이 높으면 체내 노폐물과 수분, 염분을 조절하고 혈관 수축과 이완을 돕는 호르몬을 생산하는 신장의 기능이 저하된다. 이는 체내 수분과 염분량 조절 실패로 이어지고,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인 레닌(Renin)과 혈관을 수축하는 호르몬인 안지오테닌(Angiotensin) 분비량을 늘려 혈압을 상승해 고혈압 발생 위험이 커진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유병률은 55.3%에 달하며,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고혈압 유병률이 71.2%에 육박한다. 또한 당뇨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과 중성지방 수치를 증가시키고, 착한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질단백질(High-density lipoprotein, DHL) 농도를 감소시켜 고지혈증에 영향을 준다.
'한통속' 혈관 3高, 심혈관계 질환 위험 높여
혈관 건강의 바로미터인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이 정상 범위를 벗어난 지표를 하나씩 더해가면 심장과 뇌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은 점점 커진다. 당뇨병만 가진 사람의 뇌졸중 발병률이 0.84%라면, 당뇨와 고지혈증을 함께 가졌을 경우 이 수치가 5.26%로 올라간다.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모두를 가진 경우에는 5.93%까지 뇌졸중 발병률이 높아진다.
더군다나 이 질환들은 '생활 습관'이 원인이다 보니 동시다발적으로 생긴다. 실제로, 국내 고혈압 환자 61%는 고지혈증 혹은 당뇨병 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며, 세 가지 질환 모두를 치료받는 경우도 1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연구를 살펴보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세 가지 질병이 합쳐지면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벌인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은 한국인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원인이며 이러한 위험인자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6배 이상 높았다. 1999년 영국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역학 연구 The UK Prospective Diabetes Study (UKPDS)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LDL 콜레스테롤 증가, HDL 콜레스테롤의 감소, 고혈당, 고혈압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관상 동맥질환과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로 지목됐으며, 대한당뇨병학회의 통계에서도 당뇨병 환자의 사망 원인 70%가 심혈관계 합병증이라고 밝혔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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