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도 이 나라 돈은 쓰레기 취급...1년만에 물가 100% 오른 이곳 어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8.4%나 뛰면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물가상승률을 찍었는데요.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물가상승률은 무려 108.8%에 달합니다. 쉽게 말해 작년 1만원 하던 상품이 올해는 2만원이 넘었다는 얘기입니다. 올 들어 4개월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32%를 기록중입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아르헨티나 화폐는 ‘강도도 안가져가는’ 돈 취급을 받으며 조롱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먼저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의 최신 자료를 보겠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IPC)는 8.4% 상승했습니다. 민간 경제전문가들도 미처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높은 수치였습니다.
항목별로 봐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정도로 물가 상승 영역이 광범위 합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부문은 의류·신발인데 한달만에 10.8%올랐습니다. 식료품·비알코올 음료(10.1%), 식당과 호텔(9.9%), 주택 유지비(8.6%)도 엄청나게 올랐지요.
독자 여러분 주의해서 보셔야 할게 저 수치가 전년 대비 상승률이 아닙니다. 4월 한달간, 즉 30일만에 저렇게 올랐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이나 한국 등 선진국은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지정하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데, 아르헨티나는 1년이 아닌 고작 한 달 물가 상승률 목표가 3%였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못지키게 된 것입니다.
물가 상승률이 1월에 6%, 2월에 6.6%, 3월에 7.7%, 4월에 8.4%를 찍어 잡힐 기미가 없습니다. 현지 일간지 라나시온에 따르면 2019년 12월 페르난데스 대통령 취임 이후 4월까지 물가가 448%가 상승했다고 합니다. 1만원짜리 상품이 5만원이 넘었다는 얘기입니다. 불과 4년여 만에요.
이대로라면 올해만 물가 상승률이 150%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에 놓이면 소비자들은 현금 보유를 극도로 꺼려하게 됩니다. 한달에만 물가가 8% 올랐다면 현금을 들고 있으면 한달 만에 8%를 손해본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아르헨티나 페소를 들고 있으면 바보가 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니 모든 경제주체가 페소대신 달러 등 안전자산을 보유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환율은 공식시장과 암시장 사이에 약 2배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히 암시장 환율이 실제에 근접한 환율입니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국경지대에 있는 엥카르나시온이라는 도시에서 발생한 일인데요. 여기는 국경지대 특성상 두 나라 화폐가 모두 통용됩니다.
한 파라과이 가게에 강도가 들었는데 강도는 흉기를 들고 점원을 협박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놀란 점원이 계산대에 있던 아르헨티나 페소를 주자 강도가 “싫다, 싫어. 안 가져가. 아르헨티나 페소 가지고 뭘 하라는 거냐”며 소리를 질렀다는 것입니다.
당시 점원은 이같은 사실을 인터뷰했고 이 소식은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그 이후에도 아르헨티나 페소는 수십%포인트 가치가 더 떨어졌으니 서민 생활은 더 힘들게 되었습니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그게 물가를 더 밀어올리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니까요.
전세계에서 금리인상이 여전히 화두인데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기록적인 고금리정책을 펴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81%에서 91%로 무려 10% 포인트나 인상했습니다. 2002년 후 20년 만의 최대 폭 인상입니다. 3% 포인트를 인상한 지 일주일 만에 올해만 3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물가가 이렇게 오르고 있으니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우리는 베네수엘라 꼴이 됐다’며 자조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땅이 넓고 자원이 많아 예전부터 부국이었는데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되어 이지경이 된 것일까요. 아르헨티나 국민 눈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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