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모회사서 해고된 전 임원 “틱톡은 중국 정부의 선전도구였다”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에서 해고된 전직 임원이 중국 정부가 회사 내부 데이터에 접근권을 행사하며 회사를 ‘선전 도구’로 활용했다고 폭로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바이트댄스 전 임원인 위인타오가 이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위인타오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바이트댄스 미국 사업부에서 엔지니어링 책임자로 일해온 인물이다. 그는 이달 초 회사의 부정행위를 폭로해 해고당했다며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 바이트댄스를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했다.
위인타오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 제출한 추가 의견서에서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 베이징 본사를 통해 사업을 감시했고, ‘핵심 공산주의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한 지침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정부가 중국에 있는 바이트댄스 애플리케이션을 마음대로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고,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있는 바이트댄스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위인타오의 이러한 주장은 미국에서 틱톡에 대한 안보 위협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 정부가 미국 내 틱톡 이용자 정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틱톡 중국 창업자들에게 이들이 보유한 틱톡 지분을 미국 자본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어 위인타오는 재직 중에 회사가 일본 혐오 콘텐츠를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 확산시키려고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홍콩 민주화 시위를 비판하는 콘텐츠도 퍼뜨리고, 시위를 지지하는 콘텐츠는 강등 조처했다고도 했다.
이 밖에도 위인타오는 회사가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 등 경쟁사의 콘텐츠를 훔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가 경쟁사 웹사이트에서 사용자 콘텐츠를 긁어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틱톡 등 자사 웹사이트에 타사 콘텐츠를 다시 게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위인타오는 회사가 ‘가짜 사용자’를 만들어 계정들의 ‘좋아요’ 수나 ‘팔로워’ 수를 조작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바이트댄스는 AP통신 측 입장 요청에 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