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여동생, 음주뺑소니에 10m 날아가 숨져"…오빠의 울분

류원혜 기자 2023. 5. 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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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경을 헤매던 20대 여성이 끝내 숨진 가운데, 친오빠가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청원을 올렸다.

피해 여성의 친오빠라고 밝힌 A씨는 지난달 24일 공개된 국민동의청원에서 "출근하던 여동생은 울산의 한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음주운전 뺑소니를 당했다"며 "가해 차량은 망설임 없이 달아났다가 건너편 차로에서 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다시 도망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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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출근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경을 헤매던 20대 여성이 끝내 숨진 가운데, 친오빠가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청원을 올렸다. 사고를 낸 20대 남성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갓 사회생활 시작한 동생"…친오빠의 호소
/사진=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피해 여성의 친오빠라고 밝힌 A씨는 지난달 24일 공개된 국민동의청원에서 "출근하던 여동생은 울산의 한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음주운전 뺑소니를 당했다"며 "가해 차량은 망설임 없이 달아났다가 건너편 차로에서 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다시 도망갔다"고 밝혔다.

이어 "동생은 차량과 추돌하고 10미터(m) 가까이 날아갔다"며 "우리 가족은 한순간 제일 소중한 보물을 잃었다. 27살 어린 나이에 봉변당한 제 동생은 반짝반짝 빛나고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미래가 창창한 아이였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잘못은 한 사람이 저질렀지만 그로 인해 가족들과 친척, 동생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까지 수많은 사람이 슬퍼하고 있다"며 "저희가 겪는 아픔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A씨는 "우리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사고"라며 "지금처럼 음주운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지속된다면 피해자는 계속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처벌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여전히 술 마시고 다시 운전대를 잡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강력히 처벌해 음주운전이 발생하지 않는 나라가 되도록 청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에는 13일 기준 9100여명이 동의한 상태로 오는 24일까지 동의가 가능하다. 청원 공개 이후 30일 이내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넘겨지고 심사에 채택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본회의 의결까지 마치면 정부로 이송돼 정부가 처리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출근길 음주 뺑소니 당한 20대, 결국 사망…운전자 구속기소
앞서 지난달 17일 오전 7시28분쯤 울산 남구 삼산로 현대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출근길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후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지만, 24일을 버티다 지난 11일 끝내 사망했다.

운전자 B씨(23·남)는 사고 당시 충격을 인지하고 다시 돌아왔지만 아무 조치 없이 부모님이 사는 집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1%로, 면허취소 수준(0.08%)을 넘어서는 만취 상태였다. B씨는 당일 새벽 6시까지 지인 두 명과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사고를 낸 차량은 자동차 의무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고, 피해자 유족들은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지검 형사1부는 피해 여성이 숨진 지난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B씨를 구속기소 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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