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 국내 고교 축구대회서 의식 잃은 관중 살렸다

"당황스럽진 않았다. 당연히 해야 할 일 했을 뿐"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고교 축구대회 경기 중 심판진의 기민한 대처가 소중한 한 생명을 구했다.

심석우 심판(왼쪽)과 김유영 심판.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3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강릉강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금강대기 전국 고교 축구대회 6조 예산 충남예산삽교FC와 강원춘천시체육회의 경기 중 본부석 맞은편 관중석에서 한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대기 중이던 심석우, 김유영 심판이 이를 발견해 이승준 주심에게 알렸고, 이승준 주심은 즉각 경기를 중단하고 응급 처치에 나섰다.

심장충격기를 챙겨 남성에게 달려간 김유영 심판이 먼저 기도를 확보하자 심석우 심판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심판진의 이 같은 빠른 응급조치에 해당 관중은 의식을 회복했고, 4분 후 도착한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상황 정리 후 해당 경기는 재개됐다.

심석우 심판은 “이미 중등리그, 동호인 경기 심판을 하면서 쓰러진 선수에게 심폐소생술을 해 본 경험이 있다”며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주심도 “후반 중반 공이 밖으로 나가 2부심 쪽을 바라봤는데 관중석에 한 분이 쓰러져 계셨다. 주변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는 게 느낌이 이상해서 일단 경기를 중단시키고 그쪽으로 갔다”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매년 1회 심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의무 교육을 하고 있다.

이연호 (dew901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