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찜통더위라는데”…4인 가구 월 전기료 3천~4천원대 오를 듯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5. 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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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2분기 전기료 인상 논의
8월 주택용 전기사용량 평소比 30%↑
서울시내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 계량기를 관리인이 점검하는 모습 [박형기 기자]
한 달 넘게 결정이 미뤄진 2분기(4~6월) 전기·가스요금안이 이르면 다음 주 확정된다.

정치권이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한국전력의 강도 높은 자구책이 나온 만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는 물가 상승 압력과 국민 경제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h당 한 자릿수 인상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13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당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르면 15일 국회에서 전기·가스요금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2분기 요금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일 한전은 자사 부동산 매각과 임금 반납 등 25조7000억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을 담은 자구안을 발표했다. 또 그동안 여권에서 공개 사퇴 요구가 이어진 정승일 한전 사장은 자구안 발표와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회에서 한전이 제시한 자구안의 적절성을 검토한 뒤 전기 요금 인상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음주 초에 에너지요금을 결정한다는 방침만 정해진 상태”라며 “당정 협의 날짜는 15일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 폭은 7~10원 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 인상이 단행되면 전기요금은 얼마나 오를까.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도시 지역 가구당 월평균 사용량은 2020년 기준 ▲1인 가구 230㎾h ▲2인 가구 289㎾h ▲3인 가구 298㎾h ▲4인 가구 307㎾h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료가 ㎾h당 7원이 오르면 ▲1인 가구 1830원 ▲2인 가구 2300원 ▲3인 가구 2371원 ▲4인 가구 2440원이 오른 고지서를 받게 된다. 전기료에 추가로 붙는 부가가치세(10%), 전력기금(3.7%)을 합해 추산한 결과다.

마찬가지로 ㎾h당 10원이 인상되면 ▲1인 가구 2620원 ▲2인 가구 3280원 ▲3인 가구 3388원 ▲4인 가구 ▲3490원이 오를 전망이다.

냉방기기를 쓰는 7~8월 대부분 가정이 전기료 인상을 체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업계는 통상 8월 전기사용량이 평소보다 30% 더 높다고 보고 있다.

가구당 전력사용량이 30%씩 늘고 3분기(7~9월) 요금이 동결된다고 가정하면 kWh당 7원이 오르면 1인 가구는 2380원 4인 가구는 3176원이 늘어난다. kWh당 10원이 오르면 올여름 1인 가구는 3400원, 4인 가구는 4538원씩 전기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여름철 ‘냉방비 폭탄’ 등 국민 부담 우려와 함께 물가상승 압박을 고려하면 10원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여권 내부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담을 키울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또 전기요금이 ㎾h당 1원 오르면 한전 영업이익이 연간 5500억원(전력판매량 550TWh 가정)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 7원이 오르면 2조2450억 원, 10원이 오르면 3조2080억 원가량 하반기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다.

당정협의에서 요금안이 확정되면 한전은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당정에 제출한 자구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어 전기위원회를 소집해 전기요금 인상안을 심의·의결하고 산업부 고시로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확정된다.

다만, 요금 인상을 2분기 시작인 4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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