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비판했다가 ‘마약상 수뢰’ 혐의 체포됐던 필리핀 인사에 무죄
마약상으로부터 돈 받은 혐의로 수감
재판부 “검찰 측 증인 진술 계속 번복”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을 비난하다가 마약 관련 범죄 혐의로 붙잡혔던 인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메트로마닐라 문틴루파시 법원은 레일라 데 리마 전 필리필 법무장관 겸 상원의원의 수뢰 혐의와 관련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데 리마 전 장관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재임 기간 펼쳐진 ‘마약과의 전쟁’을 강하게 비판했던 인물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016년 7월부터 마약 복용자나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곧바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로 인해 총 6000명이 넘는 용의자가 숨졌다.
데 리마 전 장관은 무고한 시민이 희생될 가능성이 있다며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가 2017년 돌연 마약 관련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사법당국은 그가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 시절 법무장관을 지내며 마약상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데 리마 전 장관은 “두테르테 정권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자신에게 보복하기 위해 혐의를 날조했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며 검찰 측 증인의 진술이 계속 번복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전직 교정국장인 라파엘 라고스는 줄곧 마약상으로부터 돈을 받아 데 리마 전 장관에게 건넸다고 증언했지만, 최근 고위 관료들의 압력에 이기지 못하고 거짓말을 했다고 태도를 바꿨다.
다만 데 리마 전 장관은 자신에게 적용된 3개 혐의 가운데 2개만 무죄를 받아낸 상황이다. 나머지 혐의와 관련해 무죄 판결이 나오기까진 계속 수감 생활을 해야 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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