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용인 아파트도 10억이 넘는데...서울 국평이 8억? [르포]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 견본주택 가보니
역세권·분양가는 장점...학군·환경은 글쎄

서울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견본주택을 둘러보는 방문객들. [사진 제공 = 두산건설]

최근 청약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이 분양에 나선다. 역세권·숲세권 단지임에도 서울지역은 물론 경기지역 사업장 아파트보다도 분양가가 낮고, 일반분양 물량의 과반이 추첨제로 공급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예상된다.

지난 12일 매경닷컴이 찾은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견본주택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아파트 모형도 앞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조합원들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상담창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안내원에게서 단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던 A씨는 “회사에서 가까운 아파트라 관심이 생겼다”며 “원래 오후 반차를 내려다가 상사가 점심시간을 조금 더 길게 쓰고 와도 된다고 허락해 줘서 방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신사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18층, 6개동, 총 424가구 중 23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별로 ▲59㎡ 40가구 ▲76㎡ 15가구 ▲84㎡ 180가구 등이다. 시공은 두산건설이 맡았다.

지하철 6호선 새절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라 그런지 내방객들 중 상당수가 디지털미디어시티와 신촌·마포지역으로 통근하는 직장인들이었다. 향후 개통 예정인 경전철 서부선과 고양은평선 새절역에 거는 기대도 커 보였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광역 위치도. [사진 제공 = 두산건설]

합리적인 분양가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59㎡ 6억7980만원 ▲59㎡T 7억15600만원 ▲76㎡ 7억8830만원 ▲84㎡ 8억6600만~8억8500만원 ▲84㎡T 3억5180만원~9억9340만원 등이다.

복층구조인 T타입을 제외하면 주택시장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국민평형이 8억원대에 공급되는 셈인데, 이는 최근 경기지역에서 등장한 분양 단지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실제 경기 광명시 광명1동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최근 422가구를 분양했는데 4826명(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몰렸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10억원을 넘어섰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e편한세상용인역플랫폼시티’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12억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인근의 응암동 ‘백련산SK뷰아이파크’ 전용 84㎡ 지난 8일 9억3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4월 최고가(12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조금씩 가격 회복이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라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당첨자는 입주 이후 5000만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내와 함께 견본주택 구경을 온 B씨는 “지방 아파트 분양가도 10억원이 넘었는데 서울 아파트를 이 정도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며 “지금이야 이 지역이 행정적으로만 서울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지만 정부도 서울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 10억원 미만에 풀리는 마지노선 단지가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응암동·수색동 인근 재개발 추진 구역. 건물이 낡고 골목이 좁다. [사진 = 이가람 기자]

반면, 노후한 주변 환경과 학군은 아쉬웠다. 사업지 100m 이내에 초·중·고교가 있지만, 학원가 인지도가 떨어지고 청소년 시설도 부족한 편이다. 이 지역 학부모들은 대부분 구산역 학원가로 자녀들을 등원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이용은 편리하지만 도로 교통이 불편하고 차량 정체가 긴 구간이 많아 자가용을 운전하기 쉽지 않다. 이날 승용차를 타고 사업지 주변을 둘러본 기자도 교통난을 겪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지하철 6호선 증산역까지 4.5㎞를 이동하는 데 25분이 넘게 걸렸다. 주차할 만한 공간도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실거주용 한 채를 위해 청약통장을 아껴 두고 있었다는 C씨는 “재개발·재건축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상관없지만 입주 후에는 거대한 공사장 가운데에서 살게 되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한편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오는 1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6일 1순위와 17일 2순위 청약 신청을 받는다. 만 19세 이상 수도권 거주자라면 보유 주택 수와 세대주 여부와 관계없이 1순위 청약에 도전할 수 있다.

또 일반분양 물량의 60%가 추첨제로 공급돼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도 당첨 확률이 높아졌다.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은 1년이다. 실거주 의무 규제도 받지 않는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23일이다. 정당계약은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입주 예정일은 오는 2025년 11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