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김남국 의혹에 與 "사퇴하라" 촉구…金 "오보 법적 대응"
金 "에어드롭 의혹 황당무계…언론 대응 자제 요구 받았지만 지나쳐"
(서울=뉴스1) 전민 한상희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국민의힘에서는 13일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당내에서도 비판과 신중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 의원은 일부 추가 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오보에 대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가상자산 고액 보유 의혹에서 시작된 김 의원 의혹은 이해충돌과 입법 로비 의혹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 의원 관련 의혹은 지난해 1~2월 가상자산 일종인 '위믹스'(WEMIX)를 80여만개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이어 암호화폐 과세 유예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밝혀지고, 대선을 앞두고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규제 완화가 검토됐던 시점이었던 만큼 입법 로비와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주식 매각 자금을 통해 초기 투자금을 마련했고,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현금화 금액이 수차례 달라지는 해명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특히 김 의원 소유 추정의 가상자산 지갑이 발견되면서 추가 의혹이 속속 제기됐다. 김 의원은 지난해 2월16일 위믹스 코인을 클레이페이로 스와프(교환)했는데, 클레이페이는 당시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 코인으로 투자 배경에 미공개 정보 이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P2E 가상자산인 '마브렉스'를 상장 전 매수한 배경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김 의원이 상임위 회의 도중 수차례 가상자산 매매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기에 김 의원이 '에어드롭' 방식으로 받은 암호화폐를 두고, 입법 로비가 의심된다는 의혹 제기도 있었다. 에어드롭은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마케팅이나 이벤트 등의 이유로 기존에 발행된 암호화폐 보유자에게 신규 암호화폐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민주당 내 진상조사단은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조사단에 에어드롭에 대해 '조건을 충족해 받은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도부도 이벤트성이라면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또 상임위 참석 도중 매매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기록이 남은 시간대에 한 것은 맞으며, 쉬는 시간, 휴게실이나 화장실에서 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 암호화폐를 거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대표 직할 기구인 윤리감찰단에 감찰을 긴급 지시한 바 있다. 조사단은 관련 의혹 전반을 조사해 오는 14일 쇄신의총에서 중간조사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당 내외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의원직 사퇴 촉구가 터져나왔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을 "청년을 울리는 코인재벌"로 규정하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번 김남국 의원의 100억 원대 코인 비리는 민주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액면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가난 코스프레로 이 땅의 청년들을 기만해 온 김남국 의원을 의원직에서 당장 사퇴시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정 코스프레로 국민을 지속적으로 농락한 민주당 역시 이제 그 존재가치를 상실했다. 이제는 도덕불감증을 넘어 도덕상실증에 걸린 민주당 이후를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우리 당은 비록 부정부패는 아니지만 국민 정서에 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고위당직자들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징계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조국의 강을 빠져나오기도 전에 이재명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더불어민주당에 송영길의 파도와 김남국의 쓰나미까지 덮쳤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김예령 대변인도 "짠돌이 청년 정치인 김남국 의원의 사과는 이미 때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감히 청년 운운하지 말고 국회의원 배지를 내려놓아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제기된 의혹이 사실일 경우 김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신중론도 맞서고 있다.
민주당 정치혁신위원이었던 박시영 ㈜박시영 대표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남국 코인 건의 전개양상이 과거 윤미향 사건과 흡사하다. 나라를 팔아먹은 역적인 것처럼 게이트 수준으로 사건을 키워서 때린다"며 "당내에서는 이때다 싶어 숟가락 얹는 사람들까지(나온다). 비판은 하더라도 '악마화 프레임'에 놀아나지는 말라"고 했다.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언론 대응을 자제하던 김 의원은 에어드롭 의혹에 대한 반박을 내놓는 동시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음에는 불법 대선자금으로 몰아가더니 대선 전후로 현금입출금기(ATM)에서 현금 440만 원 인출했다고 하니까 금방 쑥 들어가고, 이제는 무슨 '불법 로비' 의혹으로 몰아간다"며 "정말 황당무계 그 자체"라고 밝혔다.
그는 "에어드롭은 '클레이스왑'이라는 가상화폐 예치 서비스를 통한 것이고, 가상화폐 트랜잭션을 보면 들어가고 나가고 전부 투명하게 나온다"며 "카카오지갑에 들어간 가상화폐 총액과 이체된 총액을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 명확한데도 이렇게 황당한 기사를 쓰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박했다. 클레이스왑(KSP)은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 개발한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로, 클레이튼 기반 토큰들의 예치와 교환을 지원한다. 클레이스왑에 토큰을 예치하면 클레이스왑 토큰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당에서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개별 언론 대응을 자제해 달라고 해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너무 지나치다"며 "향후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오보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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