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에버랜드 놀러갔다 큰불 막은 `작은 영웅`…현직 소방관이었다

에버랜드 놀러갔다 화재 발견한 소방관…초기진화 지원
아내·아들과 놀이공원서 화재 목격…소화전으로 물 분사

조찬동 소방사 [인천 송도소방서 제공]

화재 현장 [독자 제공=연합뉴스]

진화 작업으로 검은 얼룩이 생긴 티셔츠. [조찬동 소방사 제공]

12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에서 불이 났을 때, 쉬는 날 가족과 함께 에버랜드를 찾았던 한 현직 소방관이 옥외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끄는 데 도움을 준 사실이 확인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 설치된 13ｍ 높이 대형 조형물 '매직트리'에서 불이 났다.

그 때 당직 근무에 따른 대체 휴무로 아내·아들과 함께 에버랜드를 찾았던 인천 송도소방서 소속 조찬동(38) 소방사가 화재를 목격하고 곧장 진화 작업에 나섰다.

당시 진화를 시도하고 있던 에버랜드 자체소방대에 자신이 소방관이라는 사실을 밝힌 그는 소방대가 끌어온 옥외소화전의 수관을 잡고 조형물을 향해 물을 뿌렸다.

조 소방사와 소방대의 활약으로 불길은 금세 잦아들었고, 지휘차 등 장비 14대, 인원 44명을 투입한 소방당국은 오전 11시27분 큰 불길을 잡았다. 용인소방서 대원들은 화재 발생 25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이 불로 조형물 일부가 소실됐으나 신속한 진화 덕분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진화 작업으로 조 소방사가 입고 있던 흰색 티셔츠 곳곳에는 검은 얼룩이 생겼다.

이에 에버랜드 측은 화재 진압 뒤 조 소방사에게 갈아입을 티셔츠를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그는 "다른 여분 옷이 있다"며 사양했다.

조 소방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방관이라면 누구라도 저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큰 피해 없이 불이 꺼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