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90cm 영건 대박 조짐…투구폼 미완성인데 ERA 1.44 ‘해태 레전드 감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투구폼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더 이상 두산에 김동주는 은퇴한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 3루수가 아니다. 두산이 자랑하는 21세 우완 영건이자, 10년 미래를 책임질 만한 선발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2021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입단했다. 전임 감독 시절에도 눈에 띄었고, 올 시즌 이승엽 감독으로부터 전격적으로 5선발로 발탁됐다.
투구내용만 보면 1~2선발급이다. 12일 잠실 KIA전서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1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44. WHIP 1.15에 피안타율 0.241. 올 시즌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3.3km. 이날 최고 149km까지 나왔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를 구사한다. 슬라이더는 백도어까지 두 개를 구사한다.
눈에 띄는 건 릴리스포인트가 높은데 수직무브먼트보다 수평무브먼트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패스트볼을 던져도 좌타자 기준 바깥쪽,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었다. 이 경기를 중계한 SBS 스포츠 이순철, 김태형 해설위원은 김동주를 극찬했다. 이 궤적 자체가 타자들에게 굉장히 까다롭다고 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우타자 몸쪽으로 확 파고드니까 엄청 괴롭죠. 좌타자도 정타 만들기가 어렵다. 손목 각도도 1시에서 2시 방향으로 꺾인다. 그래서 수평무브먼트가 좋다”라고 했다. 패스트볼을 던져도 변화구 같은 이유다.
김태형 해설위원은 “포크볼도 각도가 좋고, 슬라이더는 백도어로 낮게 던지는 데 제구력까지 된다. 그렇다고 패스트볼 구속이 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 타자들이 쉽게 공략할 수 없을 것이다. 타자들에게 릴리스포인트도 잘 안 보이는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KIA 타자들은 김동주 특유의 공 끝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안타를 만들어도 산발이었다. 시즌 초반이긴 해도 꾸준히 선발로 나가서 평균자책점 1점대를 유지하는 건 이유가 있다. 어쩌면 향후 수년간 곽빈과 함께 선발진의 토종 쌍두마차가 될 가능성도 있다.
흥미로운 건 두 위원이 김동주의 투구폼을 두고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정도 성적을 찍는 건 김동주의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방증이다. 이 위원은 세트포지션으로 던질 때 와인드업보다 오히려 공 스피드가 더 나온다면서, 와인드업에서 폼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순철 위원은 “글러브를 낀 손이 옆구리 쪽에서 벌어진다.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오래 잡아 놓는 게(옆구리 쪽으로) 좋다”라고 했다. 하체 움직임에 대해서도 “축발이 넘어갔다가 와서 엉덩이부터 내려와야 하는데, 거의 1자로 서 있다가 상체를 써서 던진다. 힘을 모을 수 없게 된다. 무릎을 튕기는 동작으로 힘을 모으는데,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축발(우완 김동주에겐 오른발)이 약간 뒤로 넘어갔다가 상체와 함께 엉덩이, 무릎 순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하는데, 그 과정 없이 상체와 1자 형태로 유지했다가 공을 던지면서 힘이 덜 실린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럼에도 손목을 꺾으며 투구하는 차별성에, 무릎을 튕기는 동작 등으로 보완하고 있다. 단, 이 위원은 투구의 기본을 지켜야 부상 위험성이 적고 롱런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마인드는 이미 합격이다. 김태형 위원은 두산 사령탑 시절을 떠올리며 “안타를 맞든 어떤 상황이든 마운드에서 위축된 모습이 전혀 없었다. 안타도 맞고 점수도 줬는데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중요한 상황서 몸쪽 승부도 좋다. 과감하게 던지더라. 캠프 동안 준비 잘 했다. 몸쪽을 잘 활용하면 타자들이 공략을 쉽게 하지 못할 것 같다”라고 했다.
9개 구단은 김동주에 대한 데이터를 쌓기 시작했고, 나름의 해법도 찾을 것이다. 두 위원이 지적했듯 아직은 폼이 미완성이고, 릴리스포인트도 왔다갔다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김동주 역시 대응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김동주는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7회까지 던져봤다. 승리 한 번이 힘든데, 수십 승한 선배님들은 대단하다. 어떤 보직을 맡아도 그 자리에서 잘 해야 한다. 체력관리도 잘 해야 한다. 러닝을 줄이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좀 더 하려고 한다. 잘 먹고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김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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