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흉탄에 머리 다친 남편…방황만 하다 홀로 떠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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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항쟁에 참여했다가 부상으로 세상을 뜬 고(故) 이영기 열사의 아내 이금주(65)씨는 5·18 43주기를 닷새 앞둔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내 남편의 묘소에서 "그저 먹먹할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씨는 "5·18 당시 생긴 트라우마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거나 숨지고 있다. 가족들은 이들을 부양하는데 일생을 쏟고 있다"며 "5·18은 당시 숨지거나 부상을 당한 유공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43년 째 슬픔을 함께 나누고 이를 여태 간직해온 가족, 나아가 광주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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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18 트라우마 겪다 숨진 고 이영기 열사
아내·딸, 먹먹함 안고 5월 민주묘지 참배
"5·18 주인은 피해 전가받은 광주시민 모두"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계엄군의 만행만 아니었어도 가정이 이렇게 풍비박산 나지는 않았겠죠"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항쟁에 참여했다가 부상으로 세상을 뜬 고(故) 이영기 열사의 아내 이금주(65)씨는 5·18 43주기를 닷새 앞둔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내 남편의 묘소에서 "그저 먹먹할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딸과 함께 남편의 묘를 찾아 서울에서 내려온 이씨는 주름이 패인 손으로 북어를 다듬고 종이컵에 소주를 가득 따라 묘소 앞에 바쳤다.
말 없이 묘비를 바라보던 이씨는 이따금 손수건으로 묘비를 닦으면서 딸에게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1954년 광주 광산구 비아동에서 태어난 이 열사는 1980년 5월 당시 이발사로 일하던 중 항쟁에 뛰어들었다.
항쟁 도중이었던 1980년 5월 22일 이 열사는 광주 동구 병무청 주변에서 계엄군의 총격을 받았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흉탄이 머리를 스치면서 정수리가 파이는 큰 부상을 입었다.
부상 직후 광주적십자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그는 가까스로 현장에서 탈출해 몸을 숨겼다.
5·18 2년 뒤인 1982년 아내 이씨를 만났지만 결혼 생활의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계엄군의 흉탄이 남긴 상처가 트라우마로 번지면서 일상에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 입은 부상은 분노로 번졌고 이는 직장과 가족에게 쏟아졌다.
주변에서 고립돼가던 그는 결국 1997년께 홀로 집을 떠나 바깥을 전전했다. 가족이 그를 백방으로 찾았지만 행적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는 2003년 부산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이씨는 전두환 신군부와 계엄군이 5월 광주를 짓밟으며 무고한 청년들의 삶도 파괴했다고 한탄했다.
계엄군의 만행만 아니었어도 남편을 이렇게 일찍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주먹으로 땅을 쳤다.
이씨는 "5·18 당시 생긴 트라우마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거나 숨지고 있다. 가족들은 이들을 부양하는데 일생을 쏟고 있다"며 "5·18은 당시 숨지거나 부상을 당한 유공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43년 째 슬픔을 함께 나누고 이를 여태 간직해온 가족, 나아가 광주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열사의 묘쇼는 1묘역 4-85번에 마련돼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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