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심각한 원형 탈모, ‘스트레스’가 원인 아니었다

박양수 2023. 5. 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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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탈모는 갑자기 원형 모양으로 모발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유 교수는 "중증 원형탈모 환자 중 상당수가 자살을 생각하거나 불안, 우울장애 등 정신과 질환을 동반하고 있으며 사회생활에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물론, 고용 불안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원형탈모는 심각한 질환이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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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아이클릭아트 제공]

원형탈모는 갑자기 원형 모양으로 모발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심할 경우 두피 모발 전체가 빠지거나, 눈썹과 체모 등 전신의 털이 다 빠지기도 한다.

원형탈모는 남성형 탈모인 대머리와는 다소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부분 탈모에서 전신 탈모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원형탈모 환자 수는 연간 17만 명(2021년 기준)이며, 남성형 탈모와 달리 대부분은 30세 미만에서 발생하고 20대에서 40대 환자 수가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스트레스가 원형탈모의 원인이라고 생각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쉬면서 자연치유를 기다리며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며 "스트레스가 원인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원형탈모가 발생하거나 심각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원형탈모를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학적 요인이다. 유 교수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어떠한 자극 등의 이유로 T세포가 활성화돼 모낭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을 가해 면역 반응을 유발하게 되고 이 반응이 원형탈모를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체 모발의 50% 이상 빠지는 것을 중증 원형탈모라고 한다. 실제로는 20% 이상만 빠져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다. 특히 20대 이후에는 눈썹과 속눈썹이 빠지면 사회생활 전반에 어려움이 겪는다. 심각한 경우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형탈모 환자의 10% 미만에선 갑상선 질환이나 백반증,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하고 있다.

원형탈모는 재발을 반복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탈모 정도가 심하거나 유병 기간이 길 경우, 어린 나이에 발병하거나 아토피피부염을 동반한 경우, 손·발톱까지 침범한 사례의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 교수는 "중증 원형탈모 환자 중 상당수가 자살을 생각하거나 불안, 우울장애 등 정신과 질환을 동반하고 있으며 사회생활에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물론, 고용 불안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원형탈모는 심각한 질환이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경증의 원형탈모는 바르는 스테로이드제로도 회복이 잘 된다.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사례도 있다. 원형탈모가 발생한 지 1년 미만이면서 원형 탈모반이 1~2개 이하일 때는 자연 회복률이 80% 가까이 된다.

탈모 면적이 넓은 중증 이상이라면 바르는 연고 외에 전신적인 치료(경구 약제)가 필요하다. 경구 약물치료에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 등이 있다.

다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중증의 원형탈모의 경우 어떠한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는 난치성 원형탈모가 간혹 있다. 또한 많은 경우 탈모가 회복되고 개선되지만 혈당 증가, 혈압 상승,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전문가와 상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주기적인 혈액검사도 필요하다. 또 한 가지는 호전되어 약제를 중단하거나 장기간 사용해 약을 감량 혹은 중단하는 경우 재발이 많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중증 원형탈모 치료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중증 원형탈모에 사용하는 신약들이 개발되어 나오고 있다. 효과는 조금 더 우월하고 기존의 면역억제제보다는 훨씬 안전한 게 장점이다.

이 약제들이 기존의 난치성 중증 원형탈모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원형탈모는 평생 재발이 많은 질환으로 호전된 후에도 평생 관리하는 질환으로 생각해야 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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